전세계 ‘연쇄적 기상이변’ 원인
홍수와 가뭄, 폭염과 한파 등 지구촌 곳곳에서 각기 다른 기상 이변이 발생하고 있지만 뿌리는 하나로 볼 수 있다. 온난화로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면서 지구 순환계에 변화가 생겼고, 그로 인해 연쇄적으로 전 세계에 기상 이변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지난 봄 우리나라의 기후가 서늘했던 것도 온난화와 엘니뇨의 합작품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온난화와 엘니뇨로 시베리아의 얼음이 녹아내리며 냉기가 한반도가 속한 위도까지 내려왔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올해 4월 평균기온은 37년 만에 최고로 낮았다.
올 여름 폭염은 반대로 라니냐로 인해 한반도 여름 날씨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북태평양 고기압의 세력이 강해졌기 때문에 생겼다. 열대 중·동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지속적으로 낮아지는 라니냐가 나타나면 북서태평양 부근은 기온이 올라가고 강수량도 늘어난다.
특히 근래 들어 엘니뇨와 라니냐의 교체 주기가 빨라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엘니뇨와 라니냐의 변화 주기는 보통 2년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나타난 엘니뇨가 올 5월에 약해지고 초여름부터 곧바로 라니냐 현상이 나타났다. 통상적인 주기보다 크게 단축된 것이다. 한국해양연구원 국종성 박사는 “엘니뇨와 라니냐의 교체 주기가 빨라 엘니뇨와 라니냐의 후유증이 동시에 나타나면서 한반도를 비롯한 전 세계의 이상 기후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폭염은 단기적으로 한반도 대기 변동이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분석도 있다. 기상청 박정규 기후과학국장은 “한반도 인근의 제트기류(대류권계면 10㎞ 부근의 강한 바람)의 구불거리는 폭(사행)이 1979년 이후 사상 최대 규모”라며 “사행이 크면 북쪽의 고기압과 남쪽의 저기압이 격리되는 블로킹(blocking)이 일어난다”고 말했다.
블로킹이 생기면 고기압은 점점 강해져 폭염이 찾아오고 저기압도 강해져 서태평양 해수면 온도 상승으로 생겨난 수증기가 집중호우로 내리게 된다. 그러나 제트기류의 사행이 최대폭이 된 원인에 대해서는 학자들이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일부에선 온난화와 해수면 온도 상승이 지난 1년간의 이상 기후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는 견해도 있다.
동태평양의 엘니뇨 감시구역에서 해수면온도가 평균 온도보다 0.4도 이상 높은 현상이 6개월간 지속되는 것을 가리킨다. 스페인어로 남자아이 또는 아기예수라는 뜻이다. 아기예수라는 이름은 엘니뇨가 크리스마스에 자주 나타나서 붙었다.
▲ 라니냐
동태평양의 엘니뇨 감시구역에서 해수면온도가 평균 온도보다 0.4도 이상 낮은 현상이 6개월간 지속되는 것을 지칭한다. 엘니뇨와 반대되는 현상이어서 라니냐라는 이름이 붙었다. 라니냐는 스페인어로 여자아이라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