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평균기온은 테헤란 수준
6월이후 158명 열사병 사망
한반도에는 태풍이 불어닥쳤지만 일본 열도는 113년 만에 최악의 무더위로 몸살을 앓고 있다.
2일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올여름(6~8월) 일본의 평균기온은 평년보다 1.64도 높아 1898년 통계를 시작한 이후 가장 더운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별로도 북일본 지역이 평년보다 2.3도, 동일본 지역은 1.8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군마현 구마가야시는 올여름 35도 이상인 폭염 일수가 31일에 달했다.
특히 도쿄는 8월 평균 기온이 29.6도를 기록, 평년보다 2.5도 높았다. 무더위가 절정에 달하는 시기는 다르지만 8월 기온만 놓고 보면 태국 방콕보다 덥고, 이란의 테헤란 수준이라는 것이 기상청의 설명이다. 도쿄에서는 지난 7월12일 최저 기온이 25도를 웃도는 열대야가 시작된 이후 지난 1일까지 48일째 열대야에 시달렸다. 지난달에는 9일 하루를 제외하고는 매일 열대야였다. 도쿄 도심은 지난 1일에 이어 2일에도 36도를 기록했다. 9월 들어 35도 이상이 관측되기는 2000년 이후 10년 만이다.
기상청은 찜통더위가 편서풍의 영향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예년 같으면 편서풍이 일본의 상공을 통과해야 하지만 올해는 북쪽으로 빠진 데다 남쪽에서 확장한 태평양고기압이 열도에 자리잡은 채 좀처럼 이동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또 차가운 오호츠크해 고기압이 올해는 활발하지 않고, 엘니뇨 현상이 계속되고 있는 것도 무더위의 원인으로 지적된다.
기상청은 발달한 태평양고기압의 영향으로 이달 중순 이후까지 맑은 날씨와 무더위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열사병 피해자도 잇따르고 있다. 일본 소방청에 따르면 지난 5월31일부터 지난달 29일까지 열사병으로 병원에 실려간 사람이 전국에서 4만6728명에 달했다. 이 가운데 158명은 병원 이송 직후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