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난달 24일간 비… 100년 만에 최다 강수
태풍이 또 오고 있다. 기상청은 3일 제9호 태풍 ‘말로’가 일본 오키나와 해상에서 발생해 북상 중이라고 밝혔다. 제7호 태풍 ‘곤파스’가 지난 2일 한반도에 상륙해 적지 않은 피해를 준 데 이어 말로도 예상 경로대로 이동한다면 우리나라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
태풍 피해 복구 3일 서울 태릉선수촌 인근 도로에서 인부들이 태풍 ‘곤파스’로 쓰러진 가로수를 치우고 있다.| 김기남 기자
말로는 이날 오후 3시쯤 오키나와 남동쪽 470㎞ 해상에서 발생, 시속 36㎞의 속도로 서북서진하고 있다. 말로의 강도는 ‘약’(초속 17~24m), 크기는 ‘소형’(강풍 반경 300㎞ 미만)이지만, 해수면 온도가 29~30도로 따뜻해서 많은 수증기를 공급받으며 세력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말로는 4일 오후 오키나와 남남서쪽 110㎞ 부근 해상까지, 5일 오후에는 서귀포 남남서쪽 580㎞ 부근 해상까지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6일 오후 3시쯤에는 서귀포 남서쪽 400㎞ 부근 해상까지 진출하고 이날 저녁 무렵 제주 남쪽 해상까지 근접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이 태풍이 한반도에 접근할 때쯤에는 강풍 반경이 300㎞ 이상인 중형급으로 발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태풍의 진로는 유동적이지만, 말로의 전면에 만들어진 수렴대의 영향으로 5일 새벽 제주도에서부터 비가 시작돼 낮에는 전국 대부분 지방에 비가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기상청은 8월 서울의 강수일이 100년 만에 가장 많았다고 발표했다. 8월 한 달간 강수일수(강수량 0.1㎜ 이상)는 24일로 평년의 13.8일보다 10.2일이나 많았다. 강수량도 598.7㎜를 기록해 평년(348㎜)에 비해 72% 늘었다.
시원하지도 않았다.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인 열대야 일수가 10일로 평년(5.3일)의 2배를 기록했다. 서울의 8월 평균기온 역시 26.5도로 평년보다 1.1도 높았다. 태풍이 지나간 다음날은 비구름이 모두 빠져나가 청명하게 마련인데, 서울에선 3일에도 한때 비가 내렸다. 기상청은 “남쪽 해상에서 덥고 습한 공기가 우리나라 상공으로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원인을 분석했다.
이상기후는 9월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청은 “올해는 북태평양 고기압의 세력이 평년보다 강해 9월 초·중순까지 늦더위가 계속되고 비가 많이 내릴 것”이라고 예보했다. 전국의 강수량도 평년보다 많을 것으로 내다봤다.
기상청은 이달 중 1~2차례의 태풍이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보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