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상주시 도남동·오상리, 구미시 월곡리, 칠곡군 포남리·덕산리, 대구 달서구 파호동, 경북 달성군 하리, 경남 합천군 삼학리, 창녕군 등림리·증산리, 함안군 봉촌리, 충남 연기군 대평리, 공주시 봉황동, 부여군 부여읍, 경기 여주군 여주읍·이포리, 광주광역시 남구 승촌동, 전남 나주시 죽산리….
고향이 어딘가요? 이번 한가위에는 내려가시나요?
이런 질문을 드리는 것은 고향을 찾는다면 한 가지 제안을 하고 싶어서입니다. 가시는 곳이 위에 언급된 지역이거나 그 근방이라면 더욱 좋겠습니다.
눈 밝은 분이라면 아시겠지만 위의 고향들은 낙동강, 금강, (남)한강, 영산강을 끼고 있는 곳입니다. 대부분 경관이 괜찮고, 설화 등 한 가지 이야기쯤은 담고 있는 땅들이지요. 바로 4대강 사업 공사가 벌어지는 현장입니다.
지금 우리 사회의 이슈는 뭘까요? 많지만 최대 이슈 중 하나는 4대강 사업입니다. 정부와 여당은 4대강을 “살리는 사업”이라고 하고, 상당수 성직자·시민사회단체 등은 “죽이는 사업”이라고 목소리를 높이죠. 정부는 공사를 밀어붙이고, 반대 측에선 신부·스님·목사들까지 나서 시위를 벌입니다. 2년이나 됐는데도 마찰음은 계속되고, 해결의 기미는 보이질 않죠. 소통의 중요성을 절감하는 사안입니다. 그만큼 우리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는, 파장이 큰 사업이기 때문에 갈등의 골도 깊을 것입니다.
4대강 사업에 대해 어떤 견해를 갖고 있나요?
찬성이나 반대 입장을 명확히 가진 분도 있을 겁니다. 또 잘 모르겠다거나 관심이 없다는 분도 있겠죠. 물론 자유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온 나라를 들썩이는 의제에 대해 자신의 의견, 입장 하나 가진다면 더 좋지 않을까요. 민주주의 시민사회에서 시민의 권리와 의무, 역할의 중요성이야 두 말할 나위가 없겠죠. 그야말로 깨어있는 시민, 시민의 생각들이 하나 둘 모여 세상을 바꿀 수 있으니까요. 이 나라의 주인은 우리 개개인 모두가 아니겠습니까.
4대강 사업을 둘러싸고 무엇이 더 옳고 그른지 알고 싶다면, 또 견해를 갖고 싶다면 방법이 있습니다. 이번 한가위에 고향에 가시면 4대강 공사가 벌어지고 있는 그 현장을 한 번 찾아보라는 겁니다. 이쪽 말도 옳은 것 같고, 저쪽 말도 맞는 것 같다면 직접 자신의 눈으로 보고, 생각하면 나름의 판단이 서지 않을까요. 오랜만에, 이참에 고향 강변에 한 번 서서 수만년 인간들이 기대고 살아온, 수많은 생명을 낳고 기른 강을 쭉 둘러보시죠.
강가에 서면 4대강 사업을 해서 얻는 것은 무엇이고, 잃는 것은 또 뭔지 챙겨지지 않겠습니까. 경제적인 잣대로만 사안을 봐서는 안되겠죠. 문화적으로도, 환경적으로도, 우리 아이들이 앞으로 살아갈 세상에 대해서도 고려해야겠습니다. 아는 만큼 본다지만, 보는 만큼 알게 되겠지요.
물론 귀찮을 수도 있지요. 그럼에도 이 땅에서 살아가는 한 시민으로서, 주인으로서 4대강 사업이란 큰 사안에 관심을 가져보는 것은 가치 있는 일 아니겠습니까. 강변에선 어린 시절 추억 한 자락도 떠올릴 수 있을 겁니다. 손잡고 함께 나간 아이들에게 엄마·아빠의 어릴 적 이야기도 들려주고, 의견도 나눌 수 있지 않을까요. 더욱이 이번 한가위 연휴는 평소보다 길어 부담도 덜할 것 같습니다.
고향의 강변에 서보라고 하는 이유는 또 있습니다. 어쩌면 내년 이맘때는, 아니 영원히 그 강변 경관을 못 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