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위태롭게…’ 처벌 전제 조건 여전히 모호
90년 한정합헌 후 제한 적용, 유엔 인권이사회 폐기 권고
국가보안법 15개 처벌조항 중 논란이 가장 많은 조항이 최호현 전 자본주의연구회장에게 적용될 것으로 보이는 제7조 1항 찬양·고무 금지다. 이 조항은 1980년 보안법이 현재의 틀을 갖출 때 생겼다.
“반국가단체나 그 구성원 또는 그 지령을 받은 자의 활동을 찬양·고무 또는 이에 동조하거나 기타의 방법으로 반국가단체를 이롭게 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는 내용이다.
이 조항은 1990년 헌법재판소가 한정합헌 결정을 내리면서 제한적으로 적용되기 시작했다. 처벌조항임에도 너무나 모호해 죄형법정주의에 어긋난다는 게 이유였다.
고무·찬양 대상이 막연히 ‘구성원’이어서 북한 어린이에게 노래를 잘한다고만 해도 ‘찬양’으로 처벌되고, 국제경기 남북단일팀 출전 제의에 찬성해도 ‘동조’로 걸려들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기타의 방법으로’는 구성 요건이 무제한적이어서 위헌이라고 판단했다.
헌재는 다만 남북이 긴장상태인 점을 고려해 위헌으로 폐기하는 대신, ‘국가의 존립이나 안전을 위태롭게 하는 것을 알면서’라는 전제가 있을 때만 처벌하라고 했다. 이듬해 국회는 헌재의 이 같은 결정 취지에 맞춰 보안법 7조를 개정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대법원 역시 이에 맞춰 보안법 7조를 해석하고 있다. 지난달 대법원에서 찬양·고무 혐의가 유죄로 확정된 실천연대 사건도 이들의 활동이 ‘국가의 존립·안전과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실질적 해악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보안법 폐지론자들은 이 조항이 사상과 양심의 자유를 보장한 헌법 19조에 위반된다고 주장한다. 설령 현실적으로 처벌이 필요하다고 해도 미국이나 유럽처럼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이 있는 경우에만 처벌하는 게 맞다는 것이다.
같은 논리로 유엔 인권이사회도 보안법 7조의 개정과 보안법의 점진적 폐지를 권고했다. 참여정부 시절인 2004년에는 열린우리당이 이 조항 등을 포함한 보안법의 전반적 개정과 폐지 등을 추진했지만 무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