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80주년 경향신문

노르웨이의 증오 



완독

경향신문

공유하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X

  • 이메일

보기 설정

글자 크기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컬러 모드

  • 라이트

  • 다크

  • 베이지

  • 그린

컬러 모드

  • 라이트

  • 다크

  • 베이지

  • 그린

본문 요약

인공지능 기술로 자동 요약된 내용입니다. 전체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 본문과 함께 읽는 것을 추천합니다.
(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내 뉴스플리에 저장

노르웨이의 증오 

입력 2011.07.24 20:06

수정 2011.07.24 21:32

펼치기/접기
  • 유병선 논설위원

이방인 관찰자는 보고 싶은 것만 보기 십상이다. 비틀스는 1966년 ‘노르웨이의 숲’이란 곡을 선보였다. 밤새 사랑을 나눈 여인이 다음날 깨어나 보니 사라지고 홀로 남은 쓸쓸함을 노르웨이 겨울 숲에 빗대 남의 얘기하듯 담담하게 읊조린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89년 소설 <노르웨이의 숲>에서 60~70년대 일본 전공투(全共鬪) 세대의 상실감을 노르웨이의 숲으로 상징했다. 그래서 ‘작지만 강한 나라’(强小國)란 활력과 ‘복지국가의 교과서’라는 안정감이 늘 휑뎅그렁한 숲과 뒤섞여 연상되는 나라가 노르웨이다.

현지인의 눈에 비친 노르웨이는 다른 모습이다. 안드레스 베링 브레이비크(32)는 노르웨이에서 농산물 재배업체 ‘브레이비크 지오팜’을 운영했다. 그는 페이스북에선 2차대전 때 노르웨이 반나치 영웅 막스 마누스를 좋아한다고 했고, 트위터에는 “신념을 가진 사람은 이익만 좇는 10만명의 힘에 맞먹는다”는 영국 철학자 존 스튜어트 밀의 말도 올렸다. 보수 기독교인이자 민족주의자라는 그는 다문화주의에 강력하게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가 한때 몸담았던 민족주의 우파정당 ‘진보당’은 노르웨이 제2의 정당이다.

브레이비크는 지난 23일 노르웨이를 충격에 빠뜨린 연쇄테러 용의자가 됐다. 노르웨이 경찰은 집권 노동당의 청소년여름캠프 총기테러와 정부청사 폭탄테러에 대해 브레이비크가 “잔혹했지만 필요했던 것”이란 말로 범행을 시인했다고 밝혔다. 최소한 85명이 숨진 우퇴위아섬 청소년캠프 테러에서 살아 남은 한 참가자는 “우리는 그냥 보통청년들이다. 우리는 정치에 관여하며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고 싶었을 뿐”이라고 했다. 이런 청년들에게 용의자 브레이비크는 총질을 하는 것이 필요했다고 말하고 있다.

노래와 소설 속의 노르웨이 숲과 브레이비크의 노르웨이는 이방인에겐 쉽사리 연결되지 않는다. 해마다 노벨평화상의 시상식이 성대하게 열리는 나라, 촘촘한 사회안전망을 자랑하는 복지국가에서 발생한 극악무도한 반평화의 테러가 지구촌을 경악하게 하고 있다. 단지 뭔가 노르웨이의 숲에는 출구를 찾지 못한 증오가 독버섯처럼 자라고 있었던 것 아닌가 짐작할 뿐이다. 종교적·인종적 광신이란 독버섯은 언제 어디서나 테러리즘의 외피를 두르고 열린 사회의 공적이 될 수 있다는 자명종이 노르웨이에서 울리고 있다.

  • AD
  • AD
  • AD
뉴스레터 구독
닫기

전체 동의는 선택 항목에 대한 동의를 포함하고 있으며, 선택 항목에 대해 동의를 거부해도 서비스 이용이 가능합니다.

보기

개인정보 이용 목적- 뉴스레터 발송 및 CS처리, 공지 안내 등

개인정보 수집 항목- 이메일 주소, 닉네임

개인정보 보유 및 이용기간- 원칙적으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목적이 달성된 후에 해당정보를 지체없이 파기합니다. 단, 관계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보존할 필요가 있는 경우 일정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관할 수 있습니다.
그 밖의 사항은 경향신문 개인정보취급방침을 준수합니다.

보기

경향신문의 새 서비스 소개, 프로모션 이벤트 등을 놓치지 않으시려면 '광고 동의'를 눌러 주세요.

여러분의 관심으로 뉴스레터가 성장하면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의 매체처럼 좋은 광고가 삽입될 수 있는데요. 이를 위한 '사전 동의'를 받는 것입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광고만 메일로 나가는 일은 '결코' 없습니다.)

뉴스레터 구독
닫기

닫기
닫기

뉴스레터 구독이 완료되었습니다.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닫기

개인정보 이용 목적- 뉴스레터 발송 및 CS처리, 공지 안내 등

개인정보 수집 항목- 이메일 주소, 닉네임

개인정보 보유 및 이용기간- 원칙적으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목적이 달성된 후에 해당정보를 지체없이 파기합니다. 단, 관계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보존할 필요가 있는 경우 일정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관할 수 있습니다.
그 밖의 사항은 경향신문 개인정보취급방침을 준수합니다.

닫기
광고성 정보 수신 동의
닫기

경향신문의 새 서비스 소개, 프로모션 이벤트 등을 놓치지 않으시려면 '광고 동의'를 눌러 주세요.

여러분의 관심으로 뉴스레터가 성장하면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의 매체처럼 좋은 광고가 삽입될 수 있는데요. 이를 위한 '사전 동의'를 받는 것입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광고만 메일로 나가는 일은 '결코' 없습니다.)

닫기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