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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9년 독일 바이마르 헌법 공포

입력 2011.08.10 21:17

자유·민주·복지국가의 초석 다져

1919년 독일은 ‘바이마르 헌법’이라 불리는 정말 훌륭한 헌법을 만들었다. 당시까지 인류가 만들어낸 가장 자유롭고 민주적인 헌법이자 현대 복지국가의 초석까지 다진 헌법이다. 제1차 세계대전의 패배는 독일에는 재앙이었다. 하지만 그 결과로 만들어진 바이마르 헌법은 독일은 물론, 인류 전체에 희망의 빛이 될 수 있었다.

그러나 때가 안 좋았다. 독일은 승전국들의 무지막지한 압박에 시달렸고, 내부적으로는 정치권이 극좌에서 극우에 이르기까지 분열되어 싸웠다. 1929년 터진 대공황은 독일을 더욱 곤경으로 내몰았다. 결국 이 훌륭한 헌법 체제는 히틀러의 등장으로 14년 만에 막을 내린다. 그리고 인류 역사상 최대의 재앙인 제2차 세계대전의 암울한 그림자가 드리운다.

[어제의 오늘]1919년 독일 바이마르 헌법 공포

제1차 세계대전으로 제정이 붕괴된 독일에 최초의 공화국이 탄생했다. 1919년 1월 여성에게도 참정권을 부여해 치러진 보통·평등·직접·비밀·비례선거로 선출된 국민의회는 정치적 소요가 심했던 수도 베를린을 피해 바이마르에서 헌법 제정에 착수했다. 바이마르는 괴테와 실러, 니체와 리스트가 활동했던 인본주의적 전통이 숨쉬는 문화도시다. 당초 국민의회는 에어푸르트에서 회의를 열려 했으나 군사적으로 방어하기가 어렵다는 이유로 바이마르로 장소를 바꿨다. 하마터면 헌법의 이름이 바뀔 뻔했던 것이다.

헌법 초안 작성은 법률가이자 좌파 정치인이었던 후고 프로이스가 주도했고, 사회학자 막스 베버도 참여했다. 국민의회는 7월31일 새 헌법을 의결했고 초대 대통령인 프리드리히 에베르트가 8월11일 이를 공포했다. 국민주권을 기초로 한 바이마르 헌법은 기본권으로 언론·집회·신앙·양심의 자유를 인정하고, 사회권으로 의무교육과 사회보장제, 노동력 보호 등을 규정했다. 고전적인 자유민주주의를 기초로 삼으면서도 근대 헌법 사상 처음으로 소유권의 사회성, 재산권 행사의 공공성,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하는 생존권을 규정했다. 바이마르 헌법이 20세기 현대 헌법의 전형이 될 수 있었던 이유다.

바이마르 헌법 체제가 지속된 시기는 건축가 발터 그로피우스, 음악가 아르놀트 쇤베르크, 소설가 토마스 만, 극작가 베르톨트 브레이트, 미술가 바실리 칸딘스키 등이 활약하며 독일 문화의 정수를 꽃피운 기간이었다.

하지만 바이마르 헌법은 자체로 취약성을 갖고 있었다. 대표적인 것이 하원이 신임을 철회하면 총리와 장관들은 즉각 사임해야 한다는 조항이다. 각 정당들은 자신들의 정치 투쟁을 목적으로 불신임을 남발했고, 바이마르 공화국 14년 동안 21개의 내각이 들어서는 정치적 혼란이 초래됐다. 대통령에게 총리임면권, 의회해산권, 긴급명령권 등 너무 강력한 권한을 부여한 것도 문제였다. 힌덴부르크 대통령은 1933년 히틀러를 총리로 임명하면서 나치 정권을 성립시켰고, 이는 바이마르 헌법과 공화국의 종말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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