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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8년 단재 신채호 '독사신론' 연재 시작

입력 2011.08.26 14:22

한민족 역사 바로세우기의 효시

“내가 현재 각 학교에서 사용되고 있는 역사교과서를 보았더니 가치있는 역사는 거의 없었다. 제1장을 보면 우리 민족은 지나족의 일부분인 듯하고, 제2장을 보면 선비족의 일부분인 듯 하며, 전편을 다 읽고 나면, 때로는 말갈족의 일부인 듯하다가, 때로는 몽고족의 일부인 듯하고, 때로는 여진족의 일부인 듯하다가, 때로는 일본족의 일부인 듯하니, 아 과연 이러하다면 우리나라의 수만 평방 리의 토지는 남만북적(중국의 오랑캐)의 아수라장이 되며, 우리나라 4천여 년 동안 이룩해놓은 산업은 조양모처(일정한 주인없이 이리저리 굴러다니는 물건)이라 할 것이니, 과연 그럴까? 어찌 그럴 수 있는가.”

독립운동가이며 사학자인 단재(丹齋) 신채호(申采浩·1880년 12월8일~1936년 2월21일·사진)가 한민족의 역사 바로세우기에 나선 이유다. 신채호는 당시 식민사관을 바탕으로 편찬된 역사교과서를 비판하고 민족 정통성과 자부심을 일깨우기 위해 ‘독사신론’(讀史新論)을 집필하기 시작한다. ‘독사신론’은 근대 민족주의 사학의 초석을 다진 글로 처음으로 왕조가 아닌 민족 중심으로 역사를 서술한 진보적 논설로 평가 받고 있다. 중국에서 흘러 온 기자조선을 정통에서 몰아내고 한민족이 ‘단군’의 후예임을 당당히 밝히고 있다.

1908년 8월27일부터 그해 12월13일까지 자신이 주필로 있던 ‘대한매일신보’에 연재됐다. 총 50회가 발표되었는데 마지막 논설의 끝 부분엔 ‘미완’이라고 적혀있지만, 후에 발표된 ‘조선상고사’(朝鮮上古史)로 완성된 것으로 본다. 하지만 ‘독사신론’은 사회진화론을 수용해 점진적 민족발전이 가능하다는 관점에서 서술되었고, ‘조선상고사’는 일제를 투쟁대상으로 보고 암살·파괴·폭동 등을 통한 민중직접혁명론에 기반해 저술 되었기 때문에 서로 다른 시각의 역사서란 주장도 있다.

[어제의 오늘]1908년 단재 신채호 '독사신론' 연재 시작

신채호는 일제 치하에서 절대로 고개를 숙이거나 허리를 굽히지 않겠다는 뜻으로 꼿꼿이 서서 세수를 했다는 일화로 유명하다. 그는 국권회복을 위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으며 독립이란 절대절명의 과제 앞에서 일찌기 ‘역사’의 중요성에 눈을 떴다. 그는 ‘독사신론’에서 “자신의 나라를 사랑하려거든 역사를 읽을 것이며, 다른 사람에게 나라를 사랑하게 하려거든 역사를 읽게 할 것이다”라고 말한다. 국사 연구와 교육을 통해 주체적 역사관을 확립하는데 기여한 그의 업적은 위대하다.

지금 한국근현대사 교과서 개정을 놓고 진보와 보수간의 ‘역사전쟁’이 한창이다. 역사엔 정신이 담기기에 역사가의 책임은 무겁기만하다.

“정신없는 역사는 정신 없는 민족을 낳고, 정신없는 국가를 만들것이니, 이 어찌 두려운 일이 아니겠는가.” 100년전 신채호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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