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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도난당한 뭉크의 ‘절규’가 되돌아오다

입력 2011.08.30 21:28

  • 윤민용 기자

예술작품을 볼모로 한 테러에 희생

2004년 8월22일 일요일 오전. 노르웨이 오슬로에 자리한 뭉크미술관에서 기이한 일이 벌어졌다. 관람객들로 북적이는 미술관에 복면으로 무장한 2인조 강도가 미술관 직원을 위협하여 뭉크의 걸작 <절규>와 <마돈나>를 떼어내 승용차에 싣고 유유히 사라진 것이다.

노르웨이의 국민화가 에드바르드 뭉크의 대표작이자 미술사의 명작으로 추앙받는 ‘절규’의 도난 소식에 세계는 깜짝 놀랐다. 얼굴이 일그러진 유령 같은 형상의 남자가 양손을 얼굴에 대고 전율하고 있는 ‘절규’는 잘 알려져 있다시피 세기말의 우울을 담아낸 표현주의의 명작이다.

‘절규’는 인간의 절망적 심리상태를 표현한 작품으로, 뭉크는 ‘절규’라는 제목의 작품을 4점 남겼다. 그중 드로잉에는 이런 메모가 덧붙여져 있다. “두 친구와 함께 산책을 나갔다. 햇살이 쏟아져내렸다. 그때 갑자기 하늘이 핏빛처럼 붉어졌고 나는 한 줄기 우울을 느꼈다. 친구들은 저 앞으로 걸어가고 있었고 나만이 공포에 떨며 홀로 서 있었다. 마치 강력하고 무한한 절규가 대자연을 가로질러 가는 것 같았다.”

[어제의 오늘]2006년 도난당한 뭉크의 ‘절규’가 되돌아오다

‘절규’의 수난은 이때가 처음은 아니다. 릴레함메르 동계올림픽 개막일인 1994년 2월12일, 오슬로 국립미술관에 걸려 있던 다른 버전의 <절규>가 도난당했다. 2006년 8월31일, 노르웨이 경찰은 작전을 통해 작은 손상이 있었지만 작품을 무사히 회수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그림의 회수 경위는 비밀에 부쳐졌다. 노르웨이 경찰은 그림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았다고 했다.

노르웨이 일간지들은 은행강도 죄로 수감된 조폭 두목이 사건에 연루돼있다고 보도했다. 이른바 예술작품을 볼모로 한 예술테러리즘 사건이라는 것이다. 작품의 행방과 복귀 협상을 주선하는 대가로 사면 혹은 감형을 받으려 했다는 것이다. 작품을 훔친 범인들은 기껏해야 4~8년형의 비교적 가벼운 형량을 선고받았다.

예술테러리즘의 희생자는 비단 뭉크의 ‘절규’만은 아니었다. 영화 <진주귀걸이를 한 소녀>로 현대인들에게 잘 알려진 17세기의 화가 요하네스 베르메르의 작품들 역시 예술테러리즘의 대상이 됐다. 그림을 훔친 범인들은 난민문제와 식량문제 해결, 국제 기아 구호 캠페인 전개 등을 주장하며 수감된 테러단체 조직원과 예술작품을 맞바꿀 것을 요구했다. 즉 자신들의 정치적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해 예술작품을 인질로 삼은 것이다.

예술테러리즘은 예술작품의 훼손이나 손실이 사회적으로 매우 큰 손실이라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을 때 일어나는 범죄이다. 이미 널리 알려진 명작의 경우, 거래가 어렵기 때문이다. 뭉크의 ‘절규’는 다행히 무사히 돌아왔지만, 미술품이 재화가치로 평가받는 한, 예술테러리즘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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