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후 2시27분쯤 강남구 역삼동 18층 주상복합건물 1층 외벽에 설치된 지름 2.8m, 높이 4m 크기의 에어컨 냉각탑에서 불이 나 15분 만에 진압됐다. 이날 화재는 건물 안으로 옮겨붙지는 않아 별다른 재산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연기가 건물 안으로 심하게 유입돼 14·16·17층 등 고층부로 대피했던 주민 70여명이 잠시 고립됐다가 119구조대에 전부 구조됐다. 이들 중 연기를 많이 들어마시는 등 부상을 입은 5명은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사고 당시 소방차 20여대와 구조대 100여명이 투입돼 진압 작업을 벌이면서 지하철 2호선 강남역 인근 교통이 심한 정체를 빚었다. 연기 유입 등 화재의 영향으로 옆 건물에서도 엘리베이터가 갑자기 멈춰서 일부시민이 잠시 갇히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누전이나 담배꽁초 투기로 불이 시작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이날 네티즌들은 화재 현장 사진을 찍으며 이 소식을 온라인에 빠르게 전파했다. 네티즌 ‘@ejoo*****’ 등은 “강남역 사거리에 엄청난 연기가 솟고 있습니다” “시민들은 빠른 걸음으로 대피 중입니다” 등과 같은 글을 남겼다. 네티즌 ‘wideep3’은 유튜브에 현장 동영상을 찍어 공개했다.
강남역 인근의 시민들에게 주의사항도 전파했다. 네티즌들은 “강남역으로 나오시는 분들 11, 12번 출구 쪽은 피해주세요” “소방차가 길에 막혀 못 가고 있네요. 미국에선 무조건 옆으로 다 비켜야 하는데” 등의 글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