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버스 시민들·김여진·촘스키… 모두가 힘을 합쳤다

김형규 기자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문제가 해결되고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51)이 309일 만에 농성을 풀 수 있었던 데는 ‘희망의 버스’를 타고 김 위원을 응원한 시민들의 힘이 있었다. 배우 김여진씨와 노엄 촘스키 미국 MIT 교수 같은 유명인사들도 국내외에서 그에게 힘을 보탰다.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오른쪽)이 10일 부산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에서 309일간의 크레인 농성을 마친 뒤 소감을 밝히며 환하게 웃고 있다. 그의 옆에서 배우 김여진씨가 기쁨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부산 | 서성일 기자 centing@kyunghyang.com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오른쪽)이 10일 부산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에서 309일간의 크레인 농성을 마친 뒤 소감을 밝히며 환하게 웃고 있다. 그의 옆에서 배우 김여진씨가 기쁨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부산 | 서성일 기자 centing@kyunghyang.com

■ 희망버스에 탄 시민들

지난 6월11일 시민 700명을 태운 희망버스 16대가 부산으로 떠났다. 송경동 시인이 제안한 희망버스에는 예상외로 많은 시민들이 몰려들었다. 사측은 시민들이 김진숙 위원과 만나는 것을 막았지만 7월9일에는 2차 희망버스가 떠났다. 참가자는 1만명 이상으로 14배가량 늘었다. 경찰은 최루액과 물대포를 동원해 강제해산을 시도했다. 경찰은 이후 희망버스에 강경대응 입장을 거듭 밝혔지만 참가자들은 줄어들지 않았다.

7월30일 3차 희망버스 행사는 한여름밤의 축제였다. “부산시민들이 희망버스를 원치 않는다”는 보수언론의 공세에도 1만여 참가자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이며 평화적으로 문화제를 이끌었다. 부산국제영화제 기간에 맞춰 떠난 5차 희망버스에는 영화인들도 대거 참여했다.

희망버스 시민들·김여진·촘스키… 모두가 힘을 합쳤다

■ 배우 김여진씨

김진숙 위원의 무사 귀환을 도운 일등공신으로는 배우 김여진씨가 꼽힌다. 김씨는 지난 6월 부산으로 떠난 1차 희망버스에 탄 것을 시작으로 꾸준히 김 위원의 상황을 알렸다.

그는 트위터 등을 통해 사회 여론을 환기했다. 1차 희망버스 참가 이후 임신 사실을 알게 된 김씨는 “아이가 태어나면 꼭 김진숙씨가 미역국을 끓여줬으면 좋겠다”며 김 위원이 출산 전에 안전하게 내려왔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했다.

김 위원이 농성을 끝낸 10일 오후 영도조선소에서 그를 맞은 김여진씨는 “이날이 오는 꿈을 몇 번이나 꿨는지 모르겠다”며 감격의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가수 박혜경씨도 지난 6월 영도조선소를 찾아 해고자 가족들을 위로하는 등 사태 해결에 노력했다.

■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의원들

희망버스 시민들·김여진·촘스키… 모두가 힘을 합쳤다

정치권의 역할도 컸다. 민주당 정동영 의원을 비롯해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 진보신당 등 야당 정치인들은 여러 차례 희망버스 행사에 참석해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사태 해결을 촉구했다.

국회 환경노동위는 해외에 머물며 여론의 화살을 피하던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을 청문회에 세웠다. 이후 ‘정리해고자 1년 내 재고용’ 등을 핵심으로 하는 권고안을 만들어 조 회장을 설득하는 데 성공했다.

■ 해외 저명인사들

희망버스 시민들·김여진·촘스키… 모두가 힘을 합쳤다

세계적 석학인 노엄 촘스키 MIT 교수는 지난 7월 김 위원의 투쟁을 격려하는 공개서신을 보냈다. 그는 “(고공농성은) 믿지 못할 정도로 경이로운 일”이라며 “용기있고 명예로운 행동에 지지를 표한다”고 밝혔다.

크리스티안 불프 독일 대통령도 지난 8월 e메일을 통해 “김진숙 지도위원과 한국 노동자들의 인권 강화를 위해 애쓰는 모든 이들에게 큰 성과가 있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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