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포대는 몽산포와 지척입니다. 두 곳을 통틀어 몽산포라고 통칭하기도 하지만 두 곳 캠핑장의 분위기는 사뭇 다릅니다.
꾸지나무골, 구멍바위, 구름포, 밭고개, 여운돌, 두여, 파도리, 백사장, 밧개, 꽃지, 샛별, 장돌, 바람아래…이름도 어여쁜 해수욕장이 1300리 해안을 따라 즐비합니다. 서해를 향해 돌출한 태안해안국립공원은 무려 32개의 해수욕장을 거느리고 있는 해수욕장 전시장입니다. 그중 캠핑장으로 이름을 떨치는 곳도 생겨났습니다.
몽산포에서 독립하다, 청포대 오토캠핑장
청포아일랜드 캠핑장 풍경. 바닷가 사이트부터 송림까지 약3000평의 부지를 활용할 수 있다. /이윤정 기자
몽산포와 청포대는 통틀어 몽산포로 부르기도 했습니다. 학암포 주민인 박승민씨(48)는 “청포대 지명이 오래된 건 아니에요. 몽산포의 유명세에 가려 조용한 곳이었죠”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청포대는 모래가 단단해 과거 자동차 경기가 열리기도 했답니다. 펙을 박아 임시 거처를 마련해야 하는 캠퍼에게 ‘단단한 모래’는 필수 조건이죠.
올해 3월 청포대는 ‘청포아일랜드’라는 이름으로 오토캠핑장을 열었습니다. 백석예대 석영준 교수(48)가 청포대를 캠핑장으로 활용하자는 제안을 원청리·양잠리 주민에게 한 것입니다. 청포대에서 펜션을 운영하고 있던 박승민씨가 총무를 맡아 3000평 부지에 시설을 마련했습니다. 주변 몽산포와 학암포는 태안국립공원에서 운영하지만 청포아일랜드는 주민이 직접 관리 운영합니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와 인터넷 홍보를 통해 올해에만 5만명 이상의 캠퍼가 청포대를 찾았습니다. ‘청포대 캠핑장’의 이름이 알려지면서 주민들이 직접 운영하는 마을 펜션 예약률도 높아졌습니다. 청포아일랜드 홈페이지에 가면 캠핑장 예약은 물론 펜션 예약도 할 수 있죠. 지역과 공생하는 캠핑장이 되기 위해서입니다.
눈 내린 해변의 밤
밤, 바다, 캠핑/ 어둠이다. 하늘과 바다의 경계는 사라졌다. 오직 캠퍼의 불빛이 땅의 존재를 드러낸다. 청포아일랜드 캠핑장의 밤 풍경이다. /이윤정 기자
청포아일랜드는 태안군 남면 원청리와 양잠리 일대 3000평 부지를 활용합니다. A~D구역은 바닷가와 인접하고 T, H, K 구역은 안쪽 소나무 숲에 자리했습니다. 여름 성수기에는 300동의 텐트를 칠 수 있지만 동계에는 C, D, H, K 구역만 문을 엽니다. 바닷바람이 거세 A, B지역은 개방하지 않는 거죠. 모든 사이트에 해송이 있어 그늘이 넉넉합니다. 전기 시설은 바닷가 구역 깊숙이 설치됐습니다. 그러나 겨울에는 바다와 지척인 곳에 텐트를 치기는 무리입니다. 해송 아래 텐트를 쳐도 눈발을 섞은 바람에 텐트가 날아가기 일쑤입니다. 청포아일랜드의 가장 큰 불편사항은 화장실이 부족하다는 점입니다. 넓은 캠핑장에 화장실은 3곳 뿐이기 때문이죠. 겨울에는 캠퍼가 적어 불편함이 덜합니다. 청포아일랜드는 화장실과 개수대, 샤워시설을 확충할 계획입니다.
겨울 바다캠핑의 낭만은 눈이 내리면 더 커집니다. 하얗게 눈을 머금은 소나무 아래 아늑하게 텐트를 칩니다. 비수기에는 공간을 넓게 쓸 수 있어 캠핑카를 몰고 오는 캠퍼도 편안하게 캠핑을 즐깁니다. 바다 바람 그대로 눈발이 모래 위를 장식합니다. 부족한 장비가 있거나 위험 상황에서는 캠핑장 총무에게 바로 도움을 청할 수 있습니다. D캠핑장 바로 앞에 있는 카페 ‘도브’는 총무가 직접 운영하는 곳입니다.
겨울 바다를 거닐다
눈 내린 청포대/ 때로는 여름바다보다 겨울바다가 운치 있다. 눈이 내렸을 때는 더욱 그렇다. /이윤정 기자
바다 캠핑의 즐거움은 ‘먹을 거리’를 빼놓을 수 없죠. 지역 항구를 찾아 신선한 해산물을 즐기는 것이 좋습니다. 주변 마검포는 ‘실치회’로 유명한 곳입니다. 실치회는 태안반도의 대표적인 봄철 계절음식인데 다 자란 실치는 뱅어로 불립니다. 태안 백사장 인근 횟집은 가격이 비쌉니다. 수산물어시장에서 해산물을 직접 사 캠핑 요리를 해 먹는 것이 저렴합니다.
꽃지해수욕장/ 안면도 할미할아비바위다. 매서운 날씨에도 나들이 온 사람들이 해변을 걷는다. /이윤정 기자
주변 안면도까지 드라이브를 다녀오는 것도 좋습니다. 안면대교로 연결된 ‘섬 아닌 섬’ 안면도는 해안선과 짙은 송림에 둘러싸인 경치가 아름답습니다. 백사장, 삼봉, 두여, 방포 등 20여개 해수욕장이 있습니다. 꽃지해수욕장 인근 할미할아비바위로 떨어지는 낙조가 유명합니다.
<디지털뉴스팀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 >
스노캠핑은 낭만적이지만 주의해야 할 것도 많습니다. 갑작스럽게 눈이 내릴 경우 1~2시간 간격으로 텐트 위의 눈을 털어내야 합니다. 하룻밤 사이 1m 가량 눈이 쌓일 때도 있는데 텐트가 무너지는 사고가 종종 발생합니다. 텐트 밖 환기구멍에도 신경을 써야 합니다. 텐트 안에서 난방을 할 경우 텐트 플라이가 눈에 파묻혀 질식사고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난로나 가스랜턴 등은 잠들기 전에 소등하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겨울철에는 음식 재료를 미리 손질해오는 것이 좋습니다. 동파 때문에 개수대를 사용할 수 없는 캠핑장도 많기 때문이죠. 현지 특산물로 식재료를 준비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특별한 캠핑 요리를 할 수도 있고 지역 경제에도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기타정보 | 청포아일랜드 캠핑 이용료는 평일 2만원, 주말 2만5000원이다. 텐트, 화로, 릴선 등을 캠핑장에서 유료료 대여해준다. 캠핑장 내 편의점이 밤 12시까지 문을 연다. 장작도 따로 판매한다. A~D구역은 바닷가와 인접하고 T, H, K 구역은 안쪽 소나무 숲에 자리했다. 여름 성수기에는 300동의 텐트를 칠 수 있지만 동계에는 C, D, H, K 구역만 문을 연다. 주말 평균 50동 가량 겨울 캠핑을 즐긴다. 바닷바람이 거세 겨울에는 A, B지역을 개방하지 않는다. 지난 여름 ‘불만족 사항’을 개선하기 위해 고객 불만족 시 100% 환불해주는 이벤트도 하고 있다. 홈페이지 http://www.cpisland.kr/에서 예약할 수 있다. (070-8749-5622)
송림 사이트. 밤이 되자 모닥불이 환하게 피어오른다. /이윤정 기자
캠핑장 T구역/ 바닷가 쪽에 A~D구역이 포진해있다. 안쪽 소나무숲에는 T, H, K 구역이 있다. 동계에는 C, D, H, K만 운영한다. /이윤정 기자
눈발이 날리다/ 텐트 앞 모래밭에 온통 눈이다. 마치 파도가 밀려오듯 눈발이 날렸다. /이윤정 기자
푸른 해안/ 청포대는 푸른 포구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바다와 맞닿은 백사장은 송림이 포근하게 감싸고 있다. ‘푸른 해안’이다. /이윤정 기자
화목 난로/ 하얀 연기가 텐트 밖으로 비집고 나온다. 화목 난로의 따스함이 밖으로 전해진다. /이윤정 기자
‘캠핑’이란 무대/ 해가 지면 ‘캠핑’의 무대가 환해진다. 어둠 속 불을 밝힌 캠핑카의 풍경이 아름답다. /이윤정 기자
전기 시설/ 청포대캠핑장 전기설비. 바닷가 사이트까지 구석구석 전기가 들어온다. /이윤정 기자
여름 샤워장/ 청포대 캠핑장의 단점은 화장실과 샤워실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동계에는 캠퍼가 적어 무난하게 사용할 수 있지만 여름에는 인파가 많아 시설확충을 할 계획이다. /이윤정 기자
캠핑, 개/ 가족을 따라 캠핑을 나온 개, 늠름하게 텐트를 지킨다. /이윤정 기자
캠핑장 입구/ 청포대 해안은 소나무에 가려있다. 입구에서 보면 온통 해송이다. 푸른 해안에 걸맞다. 이윤정 기자
묶여있는 배/ 취재를 간 날, 파도가 심해 고기잡이배가 바다로 나가지 못했다. 배가 포구에 묶여 쉬는 시간을 갖는다. /이윤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