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40 살룬’(사진)은 현대자동차가 지난해부터 판매하는 유럽형 중형 왜건인 i40를 세단형으로 만들어 최근에 내놓은 신차다. i40는 높은 주행성능과 화려한 편의사양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의 판매가 부진했다. 한국 소비자들에게 낯선 왜건형인 데다 3000만원 내외의 높은 가격 때문이다. 이번에 나온 세단 모델은 가격도 100만원가량 낮아졌다.
i40 살룬은 가솔린 2.0과 디젤 1.7 모델이 있다. 국산 중형차 중 유일한 디젤 모델이다. 이 중 가솔린 모델을 타봤다. 왜건이 세단으로 바뀌면서 차체 길이가 75㎜ 줄었다. 그러나 실내 공간을 결정하는 축거(앞바퀴와 뒷바퀴 사이 거리)는 왜건형과 같다. 뒷좌석은 키가 큰 사람도 넉넉히 앉을 정도의 무릎공간이 확보된다. 대신 트렁크가 왜건형에 비해 작아졌다.
차를 출발시켰다. 기존 현대차의 가솔린 모델들에 비해 묵직하다. 날렵하지는 않지만 안정적이다. 속도를 올려도 묵직한 느낌은 지속된다. 주행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서스펜션도 단단하게 세팅한 듯하다.
낮은 속도에서 치고 나가는 맛은 없다. 언덕길에서 앞차를 추월하기 위해 가속페달을 세게 밟았는데, 엔진회전수(rpm)는 올라가지만 한 박자 느리게 속도가 붙는다. 지난해 i40 디젤 모델을 타봤을 때 다이내믹한 초반 가속력에 감탄했었는데, 가솔린 모델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가솔린 모델의 최대토크가 21.6㎏·m로 디젤 모델(33.0㎏·m)보다 작은 데다, 최대토크가 나오는 엔진회전수도 디젤 모델은 2000~2500으로 낮지만, 가솔린 모델은 4700이나 되기 때문이다. 가솔린 모델은 박진감보다는 안정성에 주안점을 둔 것이다.
대신 가속은 부드럽게 이뤄진다. 시속 100㎞ 정도가 되니 속도조절이 오히려 편해진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러나 그 이상으로 속도를 올리면 차체에 떨림이 느껴진다. 고속으로 코너를 돌 때도 핸들링이 다소 불안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정숙성은 고급차 수준은 아니지만 동급 중에서는 괜찮은 편이다. 노면 소음이 좀 있지만 엔진소음이나 바람소리는 상당히 잡았다.
계기판에 순간연비 표시 모드가 있다. 이 계기판 자체가 연비를 높여주지는 않지만, 최소한 연비운전에 대한 운전자의 관심은 높여줄 수 있다. 복잡한 시내와 고속도로 등을 300㎞ 정도 달렸는데, 가끔씩 연비 계기판에 신경쓰며 운전한 덕에 실평균 연비가 11.5㎞/ℓ로 나왔다. 공인연비가 13.1㎞/ℓ인 점을 감안하면 양호한 편이다.
i40 살룬의 디젤 모델(2695만~3155만원)은 가솔린 모델(2525만~2985만원)보다 150만원 정도 비싸다. 디젤 모델은 유럽차 못지않은 주행성능으로 호평을 받고 있고, 연비(18.0㎞/ℓ)도 가솔린 모델보다 훨씬 높다. 소비자들이 디젤 모델로 쏠릴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