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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부머 자녀들 ‘취업·신용·주거난’

입력 2012.06.10 21:32

만 27~33세 청년들… “정말 시급한 해결책은 일자리”

한국전쟁 뒤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들은 어려운 환경에서 유년 시절을 보냈지만 1970~1990년대 산업화 과정에서 ‘한강의 기적’을 일궈냈다. 자녀에게 가난을 물려주지 않기 위해 그 누구보다 열심히 일했다. 그 덕분에 풍요롭게 유년 시절을 보낼 수 있었던 베이비부머 자녀들은 최근 사회 진입을 앞두고 과거 부모들이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고통을 겪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이 10일 내놓은 경제주평 ‘에코부머의 3대 경제난 : 취업난·신용난·주거난’ 보고서를 보면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의 자녀 세대인 ‘에코부머’들은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신용 불량의 멍에를 쓰고 있으며, 전셋값 급등으로 인한 심각한 주거난 등 삼중고를 겪고 있다. ‘메아리’라는 뜻의 ‘에코(echo)’에서 유래한 에코부머는 인구가 많은 부모세대의 영향으로 약 30년 뒤 이들 자녀세대의 인구도 많아지는 현상을 일컫는 말이다.

베이비부머들은 취업, 주거, 결혼 등에서 어려움을 겪었지만 대학 교육을 받은 사람은 큰 무리 없이 사회 진입에 성공해 주도세력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그러나 에코부머들은 잇단 경제위기로 이전에 없던 치열한 사회 진입 경쟁을 거치고 있다.

에코부머는 만 27~33세 청년들로 약 510만명이다. 남자의 경우 대학 졸업을 앞두고 있거나 졸업 뒤 직장에 들어가 새롭게 일을 배울 나이다.

이들은 부모의 소득 증가에 힘입어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환경에서 자랐다는 특징이 있다. 해외 경험이 늘면서 외국어 능력을 갖추고 자기 주체성도 강하다. 개인주의 성향을 보이고, 감성·문화·유행에 민감하며, 기존 사회질서를 거부하는 비판적인 의식도 갖고 있다. 해외 조기유학을 감수할 정도로 자식교육에 기대가 큰 부모세대 아래에서 자라 교육수준도 매우 높다.

그러나 에코부머는 심각한 취업난으로 경제활동에 순조롭게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 취업이 어려워 학자금을 제때 갚지 못해 신용불량에 빠진 사람들도 많다. 4년제 대학 취업률이 2008년 금융위기 이전에는 60% 수준에 이르렀지만 2010년부터 45% 수준으로 크게 하락했다. 대학원을 나온 석사의 취업률도 70%에서 60%로 급락했다.

반면 학자금 대출은 빠르게 늘면서 지난해 8명 중 1명이 연체의 늪에 빠졌다. 주거 여건도 열악하다. 1980년대 후반 고도성장 과정에서 가파르게 상승한 주거비용이 성장세가 끝난 이후에도 지속되고 있는 탓이다. 주거비용 급증은 에코부머들이 부모로부터 독립하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에코부머들이 사회에 원만하게 진입하지 못하면 경제·사회적 활력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결혼 적령기인 이들이 결혼을 하지 않거나 미루면 저출산 고령화 추세가 심화한다. 세대 간 일자리 갈등도 심해지고, 부모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어서 가족 전체가 궁핍해질 우려도 크다.

보고서는 “에코부머의 안정적 사회정착을 유도할 수 있는 첫 단추는 일자리”라며 “부모세대와 다른 환경에서 자란 젊은이들이 새로운 시각에서 우리 사회에 자리잡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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