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에서 사상 첫 민주선거로 선출된 모하메드 무르시 대통령 당선자(61)가 여성을 부통령에 임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무르시 당선자의 정책 고문 아메드 데프는 “무르시가 여성과 기독교인을 각각 부통령에 임명할 것”이라며 “여성이 그런 지위를 맡는 건 이집트 역사상 처음”이라고 밝혔다고 CNN방송이 27일 보도했다. 데프는 CNN 앵커 크리스티안 아만포와의 인터뷰에서 “이들은 특정 의제와 종파를 대표할 뿐만 아니라 막강한 권한을 가진 부통령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무르시가 여성과 기독교인을 중용하는 것은 자신이 이슬람 신정 체제를 수립할 것이라는 나라 안팎의 의구심을 불식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집트 최대 이슬람단체 무슬림형제단 출신인 무르시는 과거에 여성의 대선 출마를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는 대선 결선투표를 몇 주 앞두고 “여성은 남성과 동등한 권리를 가졌다”며 입장을 바꿨다.
무르시 측은 내각 구성 속도를 올리고 있다. 총리 후보로는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 사무총장이 거론되고 있다. 지난 25일엔 과도정부를 이끄는 군최고위원회 후세인 탄타위 위원장과 만나 권력 이양에 관한 협상을 시작했다. 군부는 군통수권을 비롯해 입법권과 제헌의회 구성권 같은 핵심 권력 대부분을 갖고 있다. 무르시 측 관계자는 “모든 세부 사항들이 협상 테이블에 올라와 있지만 아직 해결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군부 권력을 제한하는 일에 있어서 무르시가 움직일 여지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이집트 행정법원은 26일 과도정부가 군부에 부여한 민간인 체포권의 효력을 정지한다고 밝혔다. 과도정부는 지난 13일 군인과 정보요원들이 영장 없이 민간인을 체포할 수 있다는 법령을 포고했다.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낸 인권단체 17곳은 “과도정부는 체제에 저항하는 사람들을 체포할 권리를 군부에 줬던 것”이라며 법원 결정을 환영했다. 빅토리아 눌런드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내용을 검토해야 한다”면서도 “이집트인들의 권리를 향상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이라면, 좋은 조치라고 본다”고 말했다.
법원은 군부 조치와 관련한 소송을 14건 정도 접수했다. 법원 결정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군부의 힘이 약화될 수도 있다. CNN은 대통령의 권한을 제한한 헌법 조항에 대한 판결이 다음달 7일, 의회 해산의 위법성을 따지는 소송 판결이 다음달 10일 각각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