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대선 현장에서 군중집회를 취재하던 영국 학생 기자가 시위대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 지난해 2월 이집트 민주화 시위를 취재하던 미국 CBS 기자가 같은 피해를 입은 지 1년여 만에 다시 발생했다.
영국의 대학생 저널리스트 나타샤 스미스(22)는 모하메드 무르시 후보의 대통령 당선이 발표된 지난 24일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에서 흥분한 시위대의 공격을 받았다고 28일 CNN이 보도했다. 스미스는 자신의 블로그에 지난 26일 “Please God. Please make it stop.”이라는 글을 올려 당시의 경험을 고백했다. 현재 이집트를 비롯한 전세계 네티즌들이 그를 격려하는 글을 올리고 있다.
스미스는 자유를 외치던 시위대가 순식간에 그녀를 두명의 남자 동료로부터 끌어내 공격했다고 블로그를 통해 밝혔다. 그는 “굶주린 사자 우리에 던져진 먹잇감처럼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곁눈질밖에 없었다”며 “몸을 만지며 조롱하듯 바라보는 시선들이 계속 늘어났다”고 당시 상황을 묘사했다. 그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먼저 그들은 스커트를 벗겼는데 너무 순식간에 일어나 속옷이 벗겨진지도 몰랐다”며 “이후 신발과 옷들이 벗겨지고 끔찍했다”고 말했다. 그는 공격을 당하는 동안 그저 신에게 호소할 수 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나타샤 스미스의 블로그
이날 군중집회는 이집트 첫 민선 대통령의 당선 소식이 전해지면서 축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과격해졌다고 스미스는 밝혔다. 그는 다행히 곧이어 달려온 동료들의 도움으로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는 의료텐트에 피신했다가 현지인 복장을 하고 현장을 벗어났다. 그는 CNN과의 인터뷰를 통해 당시 그를 도왔던 한 여성이 “이집트에 외국인 스파이에 대한 소문이 돌면서 공격이 일어난 것”이라 말했다고 전했다. 또한 사건 현장에 있던 이집트 여성들은 울부짖으며 ”이건 이집트가 아니다! 이슬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스미스는 자신이 이집트를 사랑한다며 그들을 이해한다고 밝혔다.
여성 인권이 취약한 이집트에선 여성에 대한 폭력이 빈발하고 있다. 민주화 시위 과정에서 시위를 주도하고 의료활동을 벌여온 이집트 여성들은 자주 군인과 경찰, 군중들의 목표물이 돼왔다. 외국 여성들도 공격을 피할 수는 없다. 지난해 2월 CBS방송의 라라 로건 기자는 무바라크 하야 발표 직후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을 취재하다 성적 폭력과 구타를 당했다. 미국 언론은 성폭력 피해자의 신원을 공개하지 않는다. 하지만 문제를 드러내기 위해 자신의 피해사실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진다. 로건은 사건 후 1년이 지나도록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시달렸다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