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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해서 빚 갚는 게 더 문제

입력 2012.07.01 20:19

  • 제윤경 | 에듀머니 이사

가계 빚이 폭탄으로 변해가고 있다. 연체율이 계속 상승하고 있고 입주 전 아파트에서는 소송이 여기저기 터져나오고 있다. 집값이 분양가에 비해 큰 폭으로 떨어지기 시작하면서 입주 대신 소송을 제기하는 계약자가 속출하고 있는 것이다. 그 결과 100조원을 넘어선 집단대출의 연체율이 가계대출의 뇌관이 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제2금융권 대출 연체율도 심상치 않고 신용카드 대출 연체율도 지속적으로 상승 추세이다.

연체율은 통상 금융위기가 발생한 후에 나타나는 사후적 징후다. 연체율이 높지 않아 괜찮다고 낙관론을 고집하던 정부는 연체율이 높아지면 이미 금융위기의 한가운데에 진입한 것이라는 사실을 무시해왔다.

연체율을 통해 금융위기 가능성 및 위험성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대부분 추세를 살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견해이다. 즉 상승 추세인지 안정적인 수준인지를 판단해야 하는 것이다. 이미 지난해 말부터 연체율은 지속적으로 상승해 왔다. 얼마 전 부동산 시장을 살리겠다고 5·11 대책을 쏟아내며 대출 규제를 부분적으로 완화했던 것이 얼마나 황당한 정책이었는가를 실감할 수 있다.

[안티 재테크]무리해서 빚 갚는 게 더 문제

금융권에서도 뒤늦게나마 가계부채가 심각해질 수 있다는 현실 인식을 하고 있다. 프리워크아웃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저신용, 저소득 계층의 채무 조정을 실시하겠다고 한다. 만기가 도래한 대출에 대해 장기대출로 전환해주거나 이자 탕감, 이자율 조정 등의 내용으로 저신용자들의 폭발적인 연체와 대출 부실을 사전에 조절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기존의 워크아웃이 90일 이상 연체를 한 후에 신청할 수 있었다면 지금은 1개월 미만의 연체가 주요 대상이라는 점이 눈에 띈다. 채무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연체 기간이 길어지면서 채권추심에 노출되는 것이다. 90일 이상 연체해야만 금융채무 불이행자 등록이 가능해지고 그 이후가 되어야 신청할 수 있었던 워크아웃의 경우 채권추심을 못 견디고 다른 빚을 추가로 일으켜 기존 빚을 상환하는 악순환을 양산했다. 어떻게든 빚을 갚아야 하는 것이 당연한 상식이라고 여기겠지만 객관적으로 갚을 수 없는 상황에서 억지로 빚을 갚는다는 것은 최악의 경우 사금융으로까지 내몰릴 위험을 의미한다. 상담 중에 만난 사람들도 어떻게든 빚을 갚아야만 한다는 생각 때문에 빚이 늘어나고 다시 현금 흐름이 악화돼 극단적인 상황에 내몰린 사람들이 적지 않다.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재 보유하고 있는 빚에 대한 냉철한 판단이다. ‘갚아야 한다’거나 ‘어떻게든 갚겠다’는 식의 주관적인 의지와 믿음은 오히려 가계 재무 위험을 극복하고 적절한 처방을 내리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물론 그렇다고 무조건 갚지 않겠다고 마음먹어서도 안될 것이다.

우선 전문가를 통해 갖고 있는 빚을 상환할 수 있는지를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서울시에서 준비하고 있는 금융복지 상담센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현재 재무 위험을 전문가에 의해 객관적으로 판단받고 상환 가능성에 대한 진단을 받아보아야 한다.

상담의 결과에 따라 당장의 재무구조 내에서 최대한 조정을 하되 다른 대안이 없다면 재무상태가 더 악화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파산과 회생, 워크아웃 등을 활용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채권자 입장에서도 채무자에게 극단적인 채무 독촉을 하지 않는 것이 장기적으로 금융부실을 막을 수 있는 것이 된다. 채무자가 무리해서 갚으려고 할수록 악성대출까지 이용하게 되고 근로의욕을 심각하게 저하시켜 채무 상환 능력을 완전히 제거해 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금융복지 상담센터를 가계부채 대란에 대비해 광역자활센터와 강북 및 관악 지역 자활센터에 설치할 계획이다. 향후 가계부채 문제가 더 심각할 것을 대비해 상담센터를 더욱 확대해야 하고 서울시 외 다른 지자체에서도 적극적으로 금융복지 상담센터를 설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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