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의 권력이양에 촉각
모하메드 무르시 당선자(61)가 지난 30일 첫 이집트 민선 대통령에 취임했다.
무르시 당선자는 이날 카이로 헌법재판소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4년 동안의 임기를 시작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무르시 대통령은 이날 취임식 후 자신이 졸업한 카이로대학에서 취임연설을 하면서 “이집트는 뒤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며 “새 이집트를 건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집트인들은 새로운 공화국을 열망한다”며 “이집트는 오늘 문민국가가 됐다”고 선언했다. 그는 주변 국가들과의 관계를 언급하면서 시리아 사태와 관련해 “시리아 국민을 지지하며 유혈사태가 중단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간 분쟁을 놓고는 “팔레스타인인들의 권리를 되찾을 때까지 그들을 지지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 60년 동안 강력한 권력을 유지해온 군부가 무슬림형제단을 기반으로 삼고 있는 무르시 대통령에게 약속대로 1일까지 권력을 완전히 이양할 것인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군부는 지난달 17일 대선 결선투표 직후 발동한 임시헌법을 통해 새 헌법이 제정되기 전까지 입법권, 예산 감독권 등 막강한 권한을 유지하게 됐다.
무르시가 의회 대신 헌재에서 취임 선서를 한 것을 놓고도 군부가 무르시에게 뜻을 굽히도록 강요하는 데 성공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전에 이집트 대통령들은 의회에서 취임선서를 해왔지만 지난달 15일 군부는 무슬림형제단이 장악하고 있는 의회에 해산명령을 내린 바 있다. 두 세력 사이에 갈등이 계속된다면 이집트 내부 혼란이 장기화될 우려도 있다.
무르시 측과 군부는 현재 막후에서 권력 배분에 관한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은 무르시가 군부와의 권력투쟁에서 승리할 경우 무슬림형제단은 이집트를 이슬람국가로 만드는 목표를 현실화하는 데 한걸음 더 나아갈 수 있을 것이지만 무르시가 실패할 경우 군부가 수년 혹은 수십년 동안 이집트를 더 압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무르시는 취임식 전날인 지난달 29일 이집트 민주화의 성지인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을 찾아 상징적인 취임 선서를 했다. 그는 이어 한 연설에서 “모든 권력의 원천은 국민이며, 국민이 어떤 권력이나 기관보다 위에 있음을 재천명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며 “국민이 정당성의 근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