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찾아오는 마을은 어떤 매력을 갖고 있는 걸까요. 아산 기쁨두배마을은 ‘시골다움’으로 캠핑객을 모으고 있습니다.
“계곡도, 산도 없는 그냥 평범한 시골이었죠.” 아산기쁨두배마을 이성재 이장(61)이 마을을 소개합니다. 충남 아산시 둔포면 석곡1구. 이 이장은 “주변 환경만 놓고 보자면 마을은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한 시골”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아산기쁨두배마을’은 2007년부터 운영한 캠핑장 덕택에 특별한 시골마을이 됐습니다.
‘배’ 마을에서 ‘기쁨두배’ 마을로…
석곡1구는 ‘배’마을로 유명했습니다. 70여년 전 배농사를 시작해 마을 곳곳이 배밭입니다. ‘아산배마을’로 사람들에게 알려졌지만 외지인이 찾아오는 마을은 아니었습니다. 마을 인근엔 유명한 산도, 계곡도 없기 때문이죠. 마을은 농촌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묘안을 짜냈습니다.
2007년 정보화마을 사업을 하면서 컨설팅을 받은 건데요. 그중 ‘캠핑장’을 열자는 아이디어가 나왔습니다. 당시만 해도 마을에서 ‘캠핑’은 생소한 단어였습니다. 과연 아무것도 없는 마을에 사람들이 찾아올까 하는 의문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캠핑장’의 효과는 컸습니다. 캠핑객들이 알음알음 마을을 찾아왔습니다. 캠핑객들은 “고향집 같은 시골 느낌이 좋다”며 입소문을 내기 시작했죠. 주민들은 ‘아산배마을’에서 ‘기쁨두배마을’로 이름을 바꾸고 외지인을 맞았습니다. 2011년에는 1만2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마을을 찾았습니다.
아담한 캠핑장
마을 캠핑장은 1500평 정도로 그리 넓지 않습니다. 게다가 마을에서는 캠핑객이 한적하게 캠핑을 할 수 있도록 텐트 30동 정도로 예약을 한정하고 있습니다. 캠핑 사이트는 A, B 두 곳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마을체험관 옆쪽에 위치한 사이트는 B캠핑장입니다. 8동 정도 텐트를 칠 수 있는 작은 공간입니다. 사이트 옆으로 길이 나 있습니다. 시골집들과 사이트가 바로 붙어 있고 그늘이 부족한 점이 단점입니다. 화장실 등 마을체험관 시설이 가까운 점은 편리합니다.
A캠핑장은 마을 뒷산 공터에 자리했습니다. 아래쪽부터 위쪽까지 계단식으로 구성됐습니다. 아래쪽 사이트는 그늘이 부족하지만 공간이 넓어 텐트 옆에 차를 주차할 수 있습니다. 위쪽 사이트로 갈수록 공간이 좁지만 나무 그늘이 넉넉하게 형성됩니다. 숲으로 이어지는 사이트에는 나무데크가 설치돼 있습니다. 가로 세로 길이가 2.50m×3.10m라 대형텐트는 치기 힘듭니다. 캠핑장에서 뒷산쪽으로 산책로가 나 있어 쉬엄쉬엄 걷기 좋습니다. 하지만 마을 인근에 대규모산업단지인 아산테크노밸리가 들어서는 등 농촌 특유의 풍경은 꽤 옅어졌습니다.
아산온천부터 외암민속마을까지
마을에는 ‘놀거리’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편입니다. 인근에 산이나 계곡이 없기 때문인데요. 대신 마을에서는 농촌 체험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배꽃접목하기, 고구마·감자 캐기, 옥수수 따기 등을 해볼 수 있습니다. 또 마을 곳곳에는 벽화가 그려져 있습니다. 고려대학교 벽화그리기 동아리에서 마을을 꾸민 건데요. 사진기를 들고 마을을 천천히 걸으며 사진을 찍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또 마을에서는 캠핑객에게 아산스파비스 할인혜택을 제공합니다. 캠핑 뿐 아니라 아산 여행을 할 수 있도록 한 건데요. 캠핑장에서 차로 20분 거리에 ‘외암민속마을’이 있어 캠핑, 온천, 민속마을 나들이까지 주말여행 계획을 알차게 짤 수 있습니다.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
캠핑장 에티켓을 말하는 캠퍼들이 많아졌습니다. 캠핑 문화가 성숙해지고 있다는 증거인데요. 밤늦게까지 큰 소리로 떠든다거나 주변 캠퍼에게 피해를 끼치면 항의하는 일도 왕왕 벌어집니다. 마니아가 즐기는 캠핑문화에서 이제는 캠핑이 일반화, 대중화되는 만큼 서로 캠핑 에티켓을 지키는 것이 필요합니다. 황우종 오캠몰 캠핑가이드는 “캠핑 에티켓의 기본은 상대에게 배려한다는 느낌을 주는 것에서 출발한다”고 말합니다. 예를 들어 밤늦게 캠핑장에 도착해 텐트를 칠 경우 최대한 신속하고 조용하게 설치해야 합니다. 옆 텐트에서 자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최대한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피해를 끼치지 말아야 합니다. 밤늦게까지 음주를 한다면 최대한 목소리를 낮춰야 합니다. 텐트는 방음이 전혀 되지 않기 때문에 요즘 캠핑장에서는 밤 10시 이후에 큰 소리를 내지 않는 것 등의 규칙을 내걸고 있습니다. 또 도움을 청하지 않는 캠퍼에게 먼저 다가가 간섭하지 말아야 합니다. 초기 캠핑 문화에서는 초보 캠퍼를 도와주는 미풍양속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요즘에는 가족끼리 협동해 텐트를 치는 문화가 형성돼 있는 만큼 도움을 요청하기 전까지는 간섭을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경부고속도로 안성나들목으로 나와서 국도45호선을 타고 평택 방면으로 온다. 둔포 쪽으로 10분 정도 들어오면 마을이 나온다. 열차를 이용한다면 온양온천역에서 내려 대중교통을 이용해 마을로 들어와야 한다. 내비게이션에는 ‘충남 아산시 둔포면 석곡1구 297-2 번지’를 입력하거나 ‘아산기쁨두배마을’을 입력하면 된다.
[기타정보]
아산기쁨두배마을의 캠핑장 그리 넓지 않다. 마을입구에 있는 사이트가 B캠핑장, 안쪽에 있는 사이트가 A캠핑장이다. A캠핑장은 최대 23동까지 텐트를 칠 수 있다. 계단식으로 구성된 캠핑장은 아래쪽 사이트에서는 텐트 옆에 차를 주차할 수 있다. 텐트 구성을 넉넉하게 할 수 있지만 그늘이 부족한 게 흠. 위쪽 사이트로 올라갈수록 공간이 좁아 차를 따로 주차해놓아야 한다. A캠핑장은 마을 뒷산에 사이트가 마련됐기 때문에 숲속까지 사이트가 이어진다. 데크가 설치된 사이트도 있는데 가로 세로 길이가 2.50m×3.10m라 대형텐트는 치기 힘들다. 캠핑장 이용료는 텐트 1동당 1박에 2만원. (전기료 포함). 샤워실, 화장실, 개수대는 깨끗한 편. 마을에서는 황토방을 따로 운영한다. 1박에 6만원. 캠핑장 풍광은 그리 좋은 편이 아니다. 최근에는 마을 주변에 산업단지인 아산테크노밸리가 들어서 농촌 풍경을 많이 잃었다. 캠핑장 주변에 배밭이 많다. 마을에서는 배꽃화접하기, 농사체험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농촌체험프로그램 체험료는 1인당 3000원이다.
아산기쁨두배마을 http://asan.invil.org/ 041-532-67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