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신용층은 10명 중 2명 해당
금융권 빚을 제때 갚지 못한 ‘불량 대출자’가 최근 1년 사이 8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소득수준이 낮은 저신용층에서는 10명 중 2명이 불량 대출자였다.
16일 신용평가전문업체 나이스신용평가정보에 따르면 가계대출자 1667만6488명의 불량률은 3월 말 기준으로 4.78%(79만7443명)였다. 가계대출 불량률은 최근 1년 사이 채무불이행으로 은행연합회에 통보되거나 3개월 넘게 원리금 상환을 연체한 대출자 비율이다.
문제는 속도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가계대출 불량률은 4.67%였다. 불과 3개월 만에 0.11%포인트 늘어났다. 특히 저소득층이 많은 신용도 하위등급(7~10등급)의 불량률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신용도 하위등급 불량률은 평균 18%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하위등급 가계대출 불량률이 16% 수준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1년 사이 불량률이 2%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신용도 하위등급의 불량 대출자 수는 61만9147명으로 전체 불량 대출자의 77.6%를 차지하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 측은 상위 1~3등급자의 불량률은 1% 이하로 변동이 거의 없는 반면, 중위(4~6등급) 및 하위(7등급 이하) 등급자의 불량률이 늘면서 불량률 평균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주택담보대출 불량률도 신용도 하위등급에서 높게 나타났다. 신용도 8등급의 주택담보대출 불량률은 20.30%, 9등급은 29.69%, 10등급은 45.90%였다. 이는 전체 주택담보대출 불량률 2.49%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금융감독원 이기연 부원장보는 “경제성장률이 하락하고 부동산 경기가 둔화한 영향이 본격적으로 나타나면서 하반기 가계부실이 더 심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