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재개될 예정이던 MBC <PD수첩>이 작가 전원이 해고되는 바람에 결국 전파를 타지 못했다.
1990년 첫 방송을 시작한 <PD수첩>은 2005년 ‘황우석 논문조작’편의 취재윤리 논란과 2010년 국토해양부의 ‘4대강 수심 6m의 비밀’편 방송중지가처분 신청 등 외부적 요인으로 결방된 사례는 있지만 방송사 내부 문제로 결방된 것은 처음이다.
지난달 18일 MBC 노조가 업무에 복귀한 이후 <PD수첩> 제작진은 이달 21일로 방송 재개 날짜를 결정했지만 사측이 지난달 24일 작가 6명을 전원 해고하면서 방송 제작은 원천적으로 어려워졌다.
문제는 결방 사태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지금 당장 작가가 투입돼 제작에 참여하더라도 프로그램당 3주 이상 걸리는 제작 기간을 고려하면 1개월 이내에 방송을 재개하기는 힘들다.
게다가 900여명의 시사교양 작가들이 <PD수첩> 대체작가 투입을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결방 사태는 길게는 연말까지 이어질 공산도 있다. 작가 해고 사태 이후 현재 <PD수첩> 제작진은 방송 제작을 위한 내부 회의가 실종된 상태다.
<PD수첩>에서 해고된 작가들은 MBC 경영진이 고의성 짙은 결방으로 프로그램을 무력화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해고된 정재홍 작가는 “처음에는 시사프로그램을 무력화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생각했지만 아예 시끄러운 프로그램의 문을 닫아버리겠다는 속셈이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한국방송작가협회도 “분위기 쇄신 차원이라는 말도 안되는 근거를 내세워 작가를 해고한 것도 모자라 결방 사태에 대해 책임을 덧씌우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방송작가협회는 비상대책위원회를 만들어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의 상급 기관인 방송통신위원회에 작가들의 해고 대책을 요구한 상태다.
MBC 노조도 업무 복귀 이후 한 달을 평가하면서 “김재철 사장 체제의 MBC 경영진이 <PD수첩> 등 시사고발 프로그램을 못마땅하게 여겨온 정권에게 충성심을 과시하기 위해 방송 파행을 방치하거나 유도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