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 끝자락에 그림 같은 해수욕장이 있습니다. 기암괴석과 몽돌해변을 동시에 만날 수 있는 곳, ‘벌천포 해수욕장’에 오토캠핑장이 생겼습니다.
“서산 끝자락이라 끝말, 벌말이라 했지” 벌말 토박이 주민들은 그저 ‘서산 끝자락’일 뿐이라 했습니다. 서산에서 반도 지형으로 바다에 다가선 땅. 벌말은 서산의 끝이지만 바다를 가장 많이 품은 땅이기도 합니다. 벌말의 끝, 벌천포는 기암괴석과 몽돌해변을 동시에 거느리며 아름다운 풍광을 선사합니다.
기암괴석을 품은 올빼미목
벌말은 서산에서 바닷가 쪽으로 한참을 가야 도달합니다. 염전과 갯벌, 어촌마을을 지나면 커다란 바위섬이 아슬아슬 육지와 연결돼 있습니다. 기암괴석을 품은 커다란 바위섬은 ‘올빼미목’이라 불렸습니다. 예부터 올빼미가 많이 살아서 라는군요. 벌말에서 올빼미목까지 길게 늘어선 땅에 몽돌해변이 펼쳐집니다. 둥글둥글 매끈한 몽돌이 깨끗한 바닷물과 만납니다. 피서객들은 “서해에서 이렇게 투명한 바다를 만날 수 있냐”며 감탄합니다.
벌천포 오토캠핑장 길두현 사장(60)은 “벌천포 인근에는 갯벌이 없어요. 몽돌과 바위만 있어서인지 물이 투명하리만큼 맑습니다”라고 말합니다. 올빼미목 안쪽으로 들어서면 진풍경이 연출됩니다. 파도가 깎아지른 기암괴석에 부딪혀 하얗게 부서집니다. 인적이 잘 들지 않는 올빼미목에서는 갈매기 떼가 수시로 쉼을 청합니다. 길 사장은 “10년 전 지인에게 벌천포를 소개받았어요. 기암괴석과 몽돌해변에 반해 터를 잡고 오토캠핑장을 열게 됐어요”라고 말합니다.
소나무 숲에서 몽돌해변을 즐기다
벌천포 오토캠핑장은 3면이 바다에 둘러싸인 모습입니다. 캠핑장에는 소나무 숲이 형성돼 있습니다. 수십년 전부터 자연적으로 형성된 송림입니다. 10대의 카라반은 서산 바다쪽을 향해 있습니다. 바다 위로는 벌말 어민의 고기잡이배가 한가로이 떠다닙니다. 송림이 끝나는 지점부터 바로 몽돌해변이 시작됩니다. 캠핑객들은 소나무 숲에서 몽돌해변을 독점하다시피 사용합니다.
텐트는 소나무숲 아래 자유롭게 칠 수 있습니다. 벌천포의 노지는 모래가 섞인 땅이라 물빠짐이 좋습니다. 당진 쪽 바다를 바라보고도 텐트를 칠 수 있습니다. 바다 멀리 당진화학단지 야경이 아득하게 펼쳐집니다.
고즈넉한 어촌 풍경, 벌말
벌천포에 들어서기 위해서는 ‘벌말’을 지나야 합니다. 30호 정도가 사는 작은 어촌 마을. 토박이 주민들은 “요즘엔 벌말 보다 ‘가로림만’이라 불러요. 서산과 당진을 가르는 긴 땅이라 가로림만이라 부르는 거죠”라고 말합니다. 벌천포는 아름다운 풍광에 비해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습니다. 주민들은 “주변보다 낙후됐다”고 말하지만 벌말은 고즈넉한 어촌 풍경이 매력적인 곳입니다. 깨끗한 바다가 유지되는 비결이기도 하겠죠.
벌말 인근에는 통포염전을 비롯해 크고 작은 염전이 많습니다. 질 좋은 천일염을 내는 것으로 유명해 일부러 소금을 사가는 사람도 있습니다. 캠핑 음식으로 회를 즐긴다면 벌말 식당을 이용하는 것도 좋습니다. 매일 고기잡이배를 타고 자연산 우럭, 광어를 잡아 올립니다. 고즈넉한 시골 풍경만큼이나 주민들의 인심도 후합니다.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
벌천포는 3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캠핑장은 소나무 숲 아래 조성돼 그늘이 자연스럽게 형성됩니다. 바다와 송림이 만나 시원하게 캠핑을 즐길 수 있죠. 게다가 몽돌해변을 독점하다시피 사용할 수 있는 것도 매력입니다. 하지만 캠핑장이 바다와 바로 붙어 있어 ‘바람’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합니다. 펙은 샌드팩이라 불리는 넓은 펙을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 바람이 많이 불 때는 바람을 막아줄 수 있는 지형지물 뒤에 텐트를 설치해야 합니다. 10대의 카라반은 인기가 많아 예약을 미리 해야 합니다. 올빼미목 안쪽으로 산책을 나서면 깎아놓은 듯한 기암괴석을 볼 수 있습니다.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당진IC에서 나온다. 잠홍삼거리에서 우회전해 성연면 방향으로 간다. 지곡교차로에서 다시 29번 지방도를 타고 대산읍 방향으로 가다가 대산교차로에서 가로림로를 따라 바닷가 끝으로 달린다. 벌천포는 당진과 서산을 가르는 가로림만 깊숙이 작은 반도 끝자락에 있다. 내비게이션에는 ‘충남 서산시 대산읍 오지리 산245 벌천포해수욕장’을 입력하면 된다.
[기타정보]
대형텐트 30동 이상을 칠 수 있다. 화장실을 새로 지어 깨끗하다. 취사장, 샤워장도 1동씩 있다. 사이트 안에 주차를 할 수 있다. 바닥은 모래 섞인 땅이라 물빠짐이 좋다. 모든 사이트에서 전기를 사용할 수 있다. 사이트가 비교적 넓기 때문에 50m 릴선을 미리 준비하는 것이 좋다. 사이트는 서산쪽 바다를 바라보는 카라반쪽 풍경이 아름답다. 당진쪽 바다를 바라보면 당진화학단지가 보인다. 인공적인 느낌을 싫어한다면 당진쪽 바다를 바라보는 사이트는 피하자. 벌천포해수욕장을 독점하다시피 사용할 수 있는 점이 좋다. 카라반은 10대가 설치돼 있다. 텐트 1동 당 1박에 2만5000원. 카라반 사용료는 1박에 14~20만원 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