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과정에서 몸속으로 들어간 산소는 불안정한 상태인 활성산소로 변화한다.
활성산소는 우리 몸에 들어온 세균 등을 공격하는 ‘소독약 역할’을 수행하기도 하지만, 너무 많아지면 DNA나 단백질에 손상을 입히고 암·당뇨병·관절염 등의 각종 질병을 일으킨다. 국내 연구진이 활성산소를 증가시켜 암의 진행을 촉진시키는 단백질을 발견했다.

고려대 유영도 교수(52·왼쪽 사진)와 한국원자력의학원 이기호 박사(53·오른쪽) 공동 연구팀은 “미토콘드리아의 바깥쪽 막(외막)에 있는 단백질이 활성산소의 생성을 촉진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알아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 단백질에 ‘로모(Romo 1, Reactive oxygen species modulator 1)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 연구결과는 소화기학 분야 권위지인 ‘소화기병학(Gastroenterology)’ 최신호(8월16일자)에 실렸다.
세포 안에서 활성산소를 만드는 대표적 기관은 미토콘드리아다. 미토콘드리아는 사람이 에너지를 만드는 동력이 되는 유기화합물인 ATP(아데노신 3인산)를 만들며 많은 양의 활성산소도 함께 생성한다. 이때 활성산소는 미토콘드리아의 외막에 위치한 로모에서 생성된다.
연구팀은 로모 단백질과 암의 상관성도 밝혀냈다. 로모 단백질이 활성산소를 증가시키면 암의 진행이 촉진되고, 로모 단백질의 발현을 억제하면 암의 증식과 전이를 막을 수 있다. 또 로모 단백질은 특히 간암환자의 간조직에 많다는 것이 밝혀졌는데, 이는 간암유무를 확인하는 지표로 쓰일 수 있다.
유 교수는 “로모 단백질이 활성산소를 증가시킴으로써 암세포의 진행도 촉진한다는 사실은 향후 암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데 쓰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