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권파 ‘비례 제명’ 법적 소송
통합진보당 강기갑 대표가 10일 대표직을 사퇴하고 탈당을 선언하면서 신주류 쇄신파의 ‘집단 탈당’이 가속화하고 있다. 이에 구주류 당권파는 경기동부연합을 주축으로 당 재편 작업을 하고 있다. 분당이 본격화한 것이다.
이날 강 대표의 사퇴 및 탈당으로 쇄신파의 탈당 보폭은 빨라졌다. 첫 테이프는 진보정치의 원로인 전직 민주노동당 대표들이 끊을 계획이다. 11일 권영길·천영세·문성현 전 민노당 대표가 탈당 기자회견을 예정하고 있다. 진보정치의 씨앗을 뿌리고 일궈온 이들의 탈당은 분당 행보에 힘을 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들 세 전직 대표는 지난달 “통합진보당은 진보정치를 담을 그릇으로서는 효용이 다했음을 인정해야 한다”며 쇄신파와 함께할 뜻을 밝혔다.
같은 날 쇄신파 내 국민참여당계도 집단 탈당한다. 참여당계 당원들은 지난달 3000여명이 탈당계를 작성해 제출 시기만 기다려왔다. 12일에는 강동원·노회찬·심상정 등 지역구 의원 3명이 탈당하고, 옛 민노당 인천연합, 새진보통합연대(진보신당 탈당파) 등 소속 지역위원장과 당원들도 뒤를 이을 예정이다.
하지만 쇄신파는 새로운 진보정당 창당 여부 및 창당 시기 등을 놓고 총의를 모으지 못한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각 계파들이 탈당을 완료하면 오는 16일쯤 전국 모임을 열어 이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대선을 앞두고 있다는 점도 창당을 고민하게 하는 요소다. 쇄신파의 독자후보 출마 여부나 민주통합당과 야권연대 여부 등도 관건이다. 최근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등 이 나서서 노동자·민중·진보 진영의 독자후보 추대 연석회의를 제안한 것은 부담이다. 쇄신파는 추석이 있는 이달 말 전에는 진로 고민을 마치겠다는 복안이다.
당권파는 추스르기에 나섰다. 이날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민병렬 최고위원을 대표 직무대행으로 선임하는 등 정상화 조치 방안을 심의·의결했다. 대변인으로 이상규 의원이 임명됐다.
쇄신파가 비례대표 국회의원 4명을 제명해 출당시킨 것에도 ‘셀프 제명’이라며 법적 소송에 나섰다. 한 관계자는 “지난 7일 있었던 제명 의원총회의 법적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서울남부지법에 제출했다”고 전했다.
당권파 역시 연말 대선 정국에 관심이 쏠려 있다. 이정희 전 공동대표가 대선 출마 카드를 검토하고 있다. 그는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대선 때까지) 남은 100일간 통합진보당으로는 안되니 아무것도 못하겠다고 하는 것은 너무 움츠러드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잔류파들은 이 전 공동대표를 중심으로 재정비하고 대선 준비에 착수하겠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