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가 새로운 간이세액표를 12일 공개했다. 간이세액표는 근로자의 소득과 부양가족 수에 따라 월급에서 원천징수되는 근로소득세액을 표로 만든 것이다. 이번 새 간이세액표 공개는 지난 11일 정부가 월급에서 미리 떼는 근로소득세를 평균 10% 인하하기로 한 ‘2차 재정지원 강화대책’의 후속 조치다.
새 간이세액표에 따르면 1~8월에 더 걷은 세금도 원칙적으로 9월에 소급해 돌려준다. 평균 감소율이 10% 수준이라 평균적으로는 1~8월 소급분을 9월에 원천징수할 세액에서 모두 차감할 수 있다. 가구원 수, 급여액 등 개인 차이에 따라 원천징수액 감소율은 달라진다.
월 급여가 300만원인 3인 가구는 4만7560원에서 3만2490원으로 감소율이 32%다. 월 차액이 1만5070원, 8개월치는 12만560원이 되고 9·10월은 물론 11월에도 소득세를 내지 않고 12월도 차감액이 생긴다.
월급 400만원(비과세소득 제외)에 전업주부인 부인과 초등학생 두 자녀와 함께 산다면 이달부터 월 11만6320원의 원천징수액을 떼고 월급을 받게 된다. 올해 1~8월 중 원천징수액이 월 14만1790원인 것과 비교하면 돈이 월 2만5470원씩 늘어나는 것이다. 또 올해 1~8월에 더 냈던 원천징수액 20만3760원(2만5470원×8개월치)도 이르면 이달 중 한꺼번에 돌려받는다.
다자녀공제를 배제한 상황에서 2인 가구 기준으로 월 급여가 300만원이면 8만8700원에서 6만9430원으로 22% 줄고, 700만원이면 74만7050원에서 70만300원으로 6% 감소한다. 이 때문에 9~12월에 소득세를 거의 내지 않아도 되는 사례가 생길 수 있다.
이번 대책에 따라 봉급생활자는 주민세 원천징수액도 줄어든다. 지방세인 ‘소득할 주민세’는 소득세 10%만큼 원천징수한다. 모수인 소득세 원천징수액 감소로 주민세 원천징수액은 물론 1~8월 초과징수분도 소득세처럼 차감하게 될 것이라고 기재부는 전했다. 정부가 소득세 원천징수 감소분을 2조원으로 추산한 점에 비춰 주민세도 2000억원 가량 될 것으로 본다.
이런 모든 예상은 원천징수의무자인 회사가 간이세액표대로 세금을 걷어왔고 개정 세액표를 바로 적용한다는 조건에서만 가능하다. 바뀐 세액표를 적용하지 않거나 전산준비 때문에 그 시기가 10월로 넘어가면 9월에는 혜택을 볼 수 없게 된다. 세액표를 바꾸려면 전사적자원관리시스템(ERP) 등 관련 전산 프로그램을 바꾸는 시간이 걸린다. 급여나 상여금을 15일에 주는 회사라면 주말을 피해 14일에 지급하는 경우가 많은데 개정 세액표를 적용하기에는 시간이 촉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