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소통·통합’ 계속
5·16 쿠데타와 인혁당 등 과거사 사과 후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의 행보는 ‘통합’과‘안보’였다. 소설가 이외수씨를 만나고, 그동안 ‘비판적 친박’이던 유승민 의원과 재벌개혁을 요구해온 남경필 의원에게 선거대책위원회 참여를 제안하는 것으로 통합 행보를 강조하고, 안보 이슈로 과거사 문제 때문에 흔들리는 보수층을 묶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 이외수 만나 동참·조언 부탁
유승민·남경필 잇따라 접촉
“선대위 부위원장 맡아달라”
두 달 만에 다시 찾은 전방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가 25일 강원 양구군의 21사단 유해 발굴현장을 방문, 헌화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 작가 이외수에게 “국민행복 모색 동참해달라”
박 후보는 25일 강원 화천군 이외수문학관을 찾아 소설가 이외수씨와 1시간 반 정도 환담했다. 이씨는 박 후보의 과거사 사과를 두고 “크게 용단을 내렸다. 굉장히 힘들었을 텐데 사과한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며 “다른 후보도 그 점에 대해 큰일 했다고 칭찬하는 분위기고 국민도 새 정치의 모습을 기대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고 조윤선 대변인이 전했다. 이씨는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공격적으로 얘기하는 사람들도 트위터상에서 봤지만 어떻게 말해도 욕하고 공격하는 사람들이니 저하고 견해도 다르고 신경 안 쓸 생각”이라고 했다.
이씨는 박 후보와 배석자 없이 30분 동안 비공개로 대화한 후 “(박 후보가) 국민행복을 모색하는 데 동참해달라고 부탁했고, 저도 나라와 국민을 위해 하는 일은 돕겠다고 의사표명을 했다”며 “특정 정당에 소속돼 정치에 조언하는 것은 어려움이 있고, 어떤 정당이든 필요로 하고 조언을 구하면 응하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박 후보가 150만명의 팔로어를 확보한 파워 트위터리언인 이씨를 찾은 것은 과거사 사과의 진정성을 강조하는 한편 다양한 분야의 인사를 만나는 통합 행보의 일환인 셈이다. 당 안팎에서는 ‘소통의 대명사’인 이씨를 선대위 영입 대상으로 거론해 왔다. 대선기구 핵심 관계자는 “소셜네트워크 사이트를 통해 각계각층과 소통하는 이외수씨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보자는 뜻”이라고 말했다.
■유승민·남경필에게 “선대위 참여해 달라”
박 후보는 이날 저녁 장모상을 당한 중진 유승민 의원의 상가를 찾았다. 박 후보는 이 자리에서 선대위 부위원장을 제안했다. 박 후보는 유 의원과 따로 이야기를 나누고 “나라 발전을 위해서 힘을 합치자”는 취지로 유 의원에게 선대위 부위원장직을 제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의원은 여기에 즉답하지 않았다. 2007년 경선 당시 박 후보 캠프의 정책메시지총괄단장을 맡는 등 핵심 친박근혜계 인사였던 유 의원은 박 후보의 역사인식, 소통 문제 등을 공개적으로 지적하는 쓴소리를 해 왔다.
박 후보는 또 경제민주화실천모임을 사실상 이끌며 당내 진보적 재벌개혁 흐름을 주도 중인 남경필 의원에게도 선대위 부위원장을 맡아달라고 했다. 박 후보는 이들 외에 원유철 의원과 박진·허태열 전 의원, 자니 윤씨를 재외국민본부장에, 홍문종 의원을 조직본부장, 유정복 의원을 직능본부장에 기용하는 선대위 인선을 26일 공개한다.
당에서는 김재원 의원의 설화 낙마 등 측근들이 연이어 물의를 빚고 ‘인의 장막’을 치고 있다며 물갈이를 해야 한다는 ‘측근 쇄신론’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었다. 측근 쇄신론은 현재 박 후보 참모들에 대한 근본적 회의론이 밑바탕에 깔려 있다.
■ 안보 행보로 보수층 다지고, 안철수엔 총공세
박 후보는 앞서 이날 오전 군복을 입고 경기 양구군 수리봉 6·25 전사자 유해 발굴현장을 찾았다. 그는 유해발굴단으로부터 현황 보고를 받은 뒤 참배를 했다. 그는 발굴현장에서 “가족 품에 안기지 못하고 희생되신 이분들에게 꼭 보답하기 위해서 나라 안보를 한 치 빈틈 없이 수호해야겠다”며 “또 국민이 단결해서 나라를 더욱 발전시켜야 된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제21사단 여군 장교·부사관들과 함께 점심을 먹으면서 “선거도 총성 없는 전쟁과 비슷하다. 당이 위기를 만나면 저보고 맡으라고 해서 엄청나게 돌아다녀야 한다”며 “(지역구 선거에서) 진다고 했는데 더블 스코어로 이겼다. 참 이상하다. 여론조사를 못 믿겠더라”고 말했다.
당은 여론조사에서 앞서기 시작한 안철수 후보 견제에 나섰다. 황우여 대표는 이날 라디오 연설에서 “안 후보는 끝까지 무소속 후보로 독자적인 대선을 치를 것인지, 아니면 적당히 정치쇄신이 이루어졌다면서 민주통합당에 입당해 후보가 되든지, 아니면 민주당이 후보를 포기하고 서울시장 때와 같이 무소속 후보를 지지하는 대선을 치르든지 선택해야 한다”고 압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