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급증한 국내 30대 재벌그룹의 부채 총액이 1000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채비율이 200%가 넘는 그룹도 10여개에 이르렀다.
대기업정보 전문사이트 재벌닷컴에서 자산순위 기준 국내 30대 재벌그룹의 재무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말 현재 부채 총액이 994조2000억원으로 역대 최고였다. 30대 재벌그룹의 부채 총액은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772조3000억원, 2010년 857조3000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2년 동안 221조9000억원(28.7%)이 늘어나면서 지난해 말 1000조원까지 근접했다.
30대 재벌그룹 가운데 부채총액 증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웅진이었다. 웅진그룹은 2009년 1조5000억원이던 차입금이 지난해 말 4조3000억원으로 186.7% 증가하면서 부채총액도 3조9000억원에서 7조2000억원으로 2년 새 84.7% 급증했다. 부채비율 역시 2009년 130.0%에서 지난해 말 217.6%로 급상승했다.
두번째로 부채총액이 많이 늘어난 그룹은 CJ였다. CJ의 부채는 2009년말 6조4000억원에서 지난해 말 11조1000억원으로 73.8% 늘었다. 뒤를 이어 LG(56.1%), 현대차(53.6%), 효성(52.7%), 미래에셋(52.6%), 롯데(50.6%) 등의 그룹도 같은 기간 부채가 50% 이상씩 각각 증가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부채 총액이 자기자본의 2배가 넘는 그룹도 10곳이나 됐다. 동양그룹(885.5%)의 부채비율이 가장 높았고 동부그룹(509.4%)과 한화그룹(473.3%)이 뒤를 이었다. 웅진그룹의 부채비율은 217.6%였다.
국내 재벌그룹들의 부채총액이 이처럼 최근 급증한 이유는 대형 인수·합병(M&A) 등 사업확장과 유동성 확보를 위한 차입금 규모 확대 등 자금 소요가 많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현대차그룹은 현대건설을, SK그룹은 하이닉스를, 롯데그룹은 하이마트를 각각 인수하는 등 재벌그룹들의 대형 인수합병이 계속돼왔다. 2009년 983개였던 재벌그룹 계열사 숫자도 지난해 말에는 1165개로 18.5% 늘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