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화해의 과제 이뤄내겠다”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가 정수장학회 매각 논란 속에서 16일 4·19 민주묘지를 참배했다. 박 후보는 17일 김대중 기념사업회 주최 토론회에 참석하기로 했다. 정수장학회 문제로 재연되는 과거사 논란을 정면돌파하는 모양새다.
박 후보는 16일 서울 강북구 수유동 국립 4·19 민주묘지를 참배했다. 그는 방명록에 ‘우리 현대사의 아픔을 치유하고 국민통합으로 미래로 나아가겠습니다’라고 적었다. 박 후보의 4·19 묘역 방문은 당 대표 시절 이후 두 번째다. 이날 방문에는 한광옥 국민대통합위 수석부위원장과 김경재 기획담당특보 등 국민대통합위원들이 함께했다. 당초 예정된 손병희, 신익희, 조병옥 선생 묘역 참배는 일정과 거리상의 이유로 하지 않았다.
박 후보는 참배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통합과 화해의 과제는 그동안 역대 어느 정부도 이뤄내지 못했다”며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나아가는 데 있어 통합·화합의 과제를 이뤄내는 것은 중요한 발판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앞으로 정성을 기울여 힘써 나가겠다”고 말했다.

4·19 민주묘지 참배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가 16일 서울 강북구 수유동 국립4·19민주묘지를 방문해 분향하고 있다. 박민규 기자 parkyu@kyunghyang.com
박 후보는 국민 대통합 행보에 주력할 방침이다. 17일 김대중 기념사업회 토론회에서 축사를 하는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최근 제기된 정수장학회 논란 이외에도 17일이 유신 선포일이고, 26일은 박정희 전 대통령 33주기라는 점을 감안해 야권에서 제기하는 ‘역사 논란’을 국민대통합 메시지로 뚫고 나가겠다는 의지다.
당 관계자는 “앞으로는 민생과 국민대통합 행보에 중점을 둘 생각”이라고 전했다. 전날 박 후보는 부마항쟁 민주화 투쟁 인사들에게도 “민주화를 위해 희생하고 피해를 입은 분들과 가족들에게 깊은 위로를 드린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국민대통합위원들의 임명장을 수여한 뒤 “정치권은 너나없이 통합과 화합 등의 말을 외치지만 실제로는 국민 갈등을 더 부추기고 편가르기하고 선동하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며 “이제는 (이런) 방식으로는 우리나라의 미래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저와 함께 국민대통합의 한가운데에 서 달라”고 위원들에게 당부했다.
박 후보는 통합위 기획담당특보인 김경재 전 의원을 향해 “방송에서 하신 말씀을 인터넷을 통해서 봤는데, 어떻게 하나같이 하신 말씀이 귀에 쏙쏙 들어오는지 제가 참 감동받았다”고도 했다. 김 전 의원은 박정희 시대를 기록한 베스트셀러 <김형욱 회고록>의 저자로, 김대중 전 대통령의 평민당·민주당 출신이다.
박 후보의 이 같은 행보에도 불구하고 정수장학회 문제가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아 당 안팎에서는 우려가 제기된다.
당 핵심 관계자는 “후보가 대통합 행보를 한다고 다녀도 정수장학회 문제가 풀리지 않는 이상 역사 논란은 계속될 것 같아서 걱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