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정권 때도 기업으로부터 강탈한 것이냐”… 헌납 강압성 부정
새누리당 이정현 공보단장(사진)은 16일 정수장학회의 강제 헌납 및 장물 논란에 “현대차 정몽구 회장이 2007년 재판 진행 중에 1조원의 사재를 털어 사회환원을 발표했고, ‘노무현 정부 재판부’가 8400억원을 쓰라는 판결을 내렸다. 그럼, 이것도 노무현 정권이 현대로부터 강탈한 것이냐”고 말했다.
이 단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삼성 이건희 회장이 노무현 정권 시절 2006년 삼성과 관련한 여러 사건이 터졌을 때 8000억원 공익 재단 헌납 발표를 했고, 현대차 정몽구 회장도 1조원 사회환원을 발표했다”며 “그럼 이것도 사유재산이고 그 정권 시절에 이뤄졌기 때문에 노무현 대통령 정권의 장물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느냐”고 말했다.
이 단장은 정수장학회를 두고 박정희 정권이 강탈한 장물이라고 주장한 민주통합당 지도부를 향해 “장물, 강탈이라는 것은 엄연한 허위사실 유포이고, 네거티브 정치로 대선을 혼탁하게 하고 있다”며 “재산 헌납을 받아들인 것은 개인이 아니라 국가”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따라서 (정수장학회)소유주도 개인이 아니라 재단이다. 사익이 아니라 공익에 쓰였다”면서 “누가 유산으로 받은 것도 아니고, 개인적으로 소유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 단장의 이 같은 발언은 정수장학회가 박정희 정권 시절 강압에 의해 국가에 헌납됐다는 법원 판결과는 배치되는 주장이다.
지난 2월 정수장학회 전신인 ‘부일장학회’를 만든 고 김지태씨 유족이 낸 정수장학회 반환 소송에서 법원은 “국가가 김지태나 그 가족 임직원 등에게 어떤 위해를 가할 것처럼 위협한 것은 강박행위 수단으로서, 증여 의사표시를 얻어내는 과정에서 불법적인 방법이 사용된 것”이라고 인정한 바 있다.
특히 이 단장은 당시 재판부를 가리켜 “노무현 정부 재판부”라는 표현을 썼다. 정권이 사법부까지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3권분립’을 무시하는 발상이 은연중 반영된 발언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또 정수장학회 소유주가 ‘개인이 아닌 재단’이란 이 단장의 주장도 형식상 재단 형태였지만 박정희 전 대통령이 설립·운영에 간여하고, 사후에도 유족들과 측근들이 이사장과 이사진을 구성하고 운영하면서 사유화됐다는 2005년 국정원 과거사 진실규명을 통한 발전위(진실위), 2007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과거사위)의 결론과도 배치된다.
박근혜 대선 후보 측은 당시 진실위와 과거사위 등의 정수장학회 조사를 정권의 정치적 의도에 따른 것 이라고 주장해왔다.
이 단장은 또 “MBC와 부산일보 매각은 현 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주축이던 노무현 정권이 추진한 일이자 노무현 정권에서 내린 결론”이라며 “노무현 정권 시절 진실·화해위에서 부산일보 및 MBC 주식을 현행 장학금 사용으로 하는 것은 공익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결론을 내린 바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진실·화해위는 “정수장학회가 특정 집단이나 개인을 중심으로 재단을 운영하는 것은 재단법인 공익성에 반한다”며 “헌납주식을 국가에 원상회복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