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법 위반 최필립 이사장 임원승인 취소 의견도
정수장학회가 관리·감독기관인 서울시교육청의 허가를 받지 않은 채 MBC와 부산일보 주식 매각을 추진한 것으로 확인됐다. ‘공익법인의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공익법인법)상 장학회는 기본재산을 처분하기 위해서는 관리·감독기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정수장학회의 기본재산은 MBC 지분 30%, 부산일보 지분 100%, 경향신문 사옥 부지 일부 등이다.
법을 어긴 채 정수장학회 기본재산 매각을 시도한 최필립 이사장(84)의 임원승인을 취소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최 이사장은 지난 8일 이진숙 MBC 기획홍보본부장(51)과 만나 19일 부산일보 매각 양해각서(MOU) 체결과 MBC 지분 처분 계획을 기자회견 형식으로 발표하기로 사실상 합의했다.
당시 최 이사장은 “(부산일보 매각에 대한) MOU 체결하고 19일날 한꺼번에 (MBC와 부산일보 주식을) 매각한다는 거 발표하고 말이야”라고 말했다.
하지만 공익법인법 11조는 정수장학회 같은 공익법인이 기본재산을 매도·증여·임대·교환 또는 용도변경하려면 주무관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정수장학회의 주무관청은 서울시교육청이다. 하지만 서울시교육청 공익법인 관련 부서 관계자는 17일 “정수장학회로부터 이사회 의결을 거쳤다거나 주식 매각 승인 요청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정수장학회의 주식 매각계획 처리 과정은 법률뿐 아니라 장학회 운영의 근거가 되는 자체 정관에도 위배된다. 정수장학회 정관 7조 1항은 기본재산을 처리할 때 이사회의 의결을 거쳐 감독청의 허가를 받도록 하고 있다. 정수장학회는 이날까지 서울시교육청에 이사회 의결 사항에 대한 승인을 요청하지 않았다.
경향신문은 이날 정수장학회 측에 ‘최근 이사회가 열린 사실이 있느냐’고 문의했지만 장학회 관계자는 “대답할 수 없다”며 답변을 거부했다.
정수장학회 이사진은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이사장일 때 임명한 최필립 이사 등 3명과 최 이사장이 취임 후 임명한 외교관 출신의 후배 2명 등 모두 5명으로 구성돼 있다.
부산일보 매각 MOU 체결을 독단적으로 진행한 것만으로 최 이사장의 임원승인을 취소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공익법인법 14조에는 ‘주무관청은 공익법인이 이 법 또는 정관을 위반한 경우 사유의 시정을 요구한 날부터 1개월이 지나도 이에 응하지 않으면 이사 취임승인을 취소할 수 있다’고 돼 있다. 유기홍 민주통합당 의원은 “최필립 이사장과 이사들의 임원승인은 취소돼야 하며 불법인 언론사 주식 매각 추진도 당장 중지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국회가 최 이사장을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해 기본재산 매각 과정의 위법성은 물론 그동안 정수장학회에 제기된 박정희 전 대통령 미화사업 지원 등 숱한 문제를 감사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