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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시진핑을 만든 사람들

입력 2012.11.11 21:28

수정 2012.11.11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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쩡칭훙, 후진타오 설득 등 킹메이커 역할… 막후 실세로 떠올라

시진핑(習近平·59)을 최고 권좌에 올려 놓은 킹메이커로는 쩡칭훙(曾慶紅·73) 전 국가부주석이 꼽힌다. 태자당의 다거(大哥·큰형)로 불리는 그는 시진핑 시대의 막후 실세다. 상하이방을 대표하는 장쩌민(江澤民·86) 전 국가주석도 시진핑을 지지했다는 점에서 시진핑 체제의 출범은 결국 태자당과 상하이방의 연합이자 장쩌민과 쩡칭훙의 합작품으로 볼 수 있다.

뒤에서 밀고 중국 차기 지도자인 시진핑 국가부주석(뒷줄 왼쪽)과 그의 킹메이커로 꼽히는 쩡칭훙 전 부주석(뒷줄 오른쪽)이 지난 8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공산당 18차 전국대표대회 도중 자리에 앉아 얘기를 나누고 있는 후진타오 국가주석(앞줄 왼쪽)과 장쩌민 전 국가주석(앞줄 오른쪽) 뒤를 지나가고 있다.  베이징 | AP연합뉴스

뒤에서 밀고 중국 차기 지도자인 시진핑 국가부주석(뒷줄 왼쪽)과 그의 킹메이커로 꼽히는 쩡칭훙 전 부주석(뒷줄 오른쪽)이 지난 8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공산당 18차 전국대표대회 도중 자리에 앉아 얘기를 나누고 있는 후진타오 국가주석(앞줄 왼쪽)과 장쩌민 전 국가주석(앞줄 오른쪽) 뒤를 지나가고 있다. 베이징 | AP연합뉴스

▲ 각 정파와 두루 소통 능력
석유방 지지도 이끌어내
장쩌민의 신임도 한몫

2007년 10월 17차 당 대회를 앞두고 쩡칭훙은 자신의 2선 퇴진을 조건으로 시진핑을 차기 지도자로 옹립하는 데 성공했다. 공산주의청년단 출신으로 후진타오(胡錦濤·70) 국가주석이 밀던 리커창(李克强·57) 부총리에게 유리하게 흐르던 판세를 뒤집은 것이다. 당시 쩡칭훙은 “어느 파벌에서도 거부할 수 없는 인물이 시진핑”이라며 당 원로와 후 주석 등을 설득했다. 시진핑과 14살 차이가 나는 쩡칭훙은 공산당 혁명 1세대 원로인 쩡산(曾山) 전 내정부장을 부친으로 둔 태자당 출신이다. 어릴 적부터 시진핑 집안과 친밀히 교류했으며, 시진핑은 지방 근무 시절에도 기회가 되면 쩡칭훙 부부를 찾아 안부를 전했다.

쩡칭훙은 1999년부터 3년간 당 조직부장을 맡은 경험이 있어 조직과 인사에도 정통하다. 2000년대 들어 중국 권부에 등장하기 시작한 석유방(석유부 또는 석유학원 출신 인맥)의 대표로, 저우융캉(周永康·70) 정법위 서기와 장가오리(張高麗·66) 톈진시 서기 등 석유방 출신들이 시진핑의 우군이 될 수 있도록 다리를 놨다. 지난 3월 보시라이(薄熙來) 실각 이후 당내 권력투쟁이 격해지면서 시진핑 체제가 흔들릴 위험에 처하자 정국 혼란을 막후에서 수습하는 데도 큰 역할을 했다.

쩡칭훙은 1989년 톈안먼(天安門) 사태 당시 상하이에서 장쩌민과 함께 일하고 있었으며, 장쩌민이 상하이시 서기에서 당 총서기에 오르면서 베이징으로 데려왔다. 중앙에 기반이 없던 장쩌민을 당·군부 인사들과 연결시켜 주면서 권력기반을 안정시키는 데 공을 세웠다. 장쩌민이 총서기에서 물러난 뒤 중앙군사위 주석직을 2년 동안 후진타오 주석에게 넘기지 않자 이를 비판하면서 한때 갈등관계에 놓인 적도 있다. 막후에서 정국을 움직이던 쩡칭훙은 지난 9월22일 베이징 국가대극원에서 열린 뮤지컬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를 장쩌민과 함께 관람하는 모습이 공개되면서 존재감을 부각시켰다. 지난 8일 열린 18차 당 대회 개막식에는 당 원로의 자격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베이징 소식통은 “장쩌민이 고령인 데다 건강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에 상하이방의 구심력이 약화되면 쩡칭훙이 시진핑 시대의 최대 막후 실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 언론들은 그를 두고 줄을 가장 잘 서는 명석한 인물로 평가한다. 판세를 읽어 될 사람을 밀어주고 각 정파와 두루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막 오른 시진핑 시대](3) 시진핑을 만든 사람들

시진핑은 2009년 10월 중순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국제도서전 개막식을 주관하기 위해 독일을 방문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만난 시진핑은 장쩌민의 영문판 저작을 선물했다. 신화통신은 당시 “시진핑이 에너지와 정보기술 문제에 대해 장쩌민이 쓴 저서의 영문판 두 권을 전달했다”며 “장쩌민의 안부와 축복을 전했다”고 보도했다. 당내에서는 시진핑이 장쩌민이 신임하는 인물이고 남다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됐다.

언론인 출신의 중국 전문가 샹장위는 장쩌민이 시진핑을 택한 이유로 “중국이라는 거대한 배를 신중하게 운영하면서 옛 소련에서 고르바초프가 시작한 페레스트로이카와 같은 위험한 일을 벌여 배를 좌초시키고 모두를 끝장내지는 않을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장쩌민으로서는 자신의 은퇴 후 저물어가던 상하이방 세력을 시진핑을 통해 다시 부활시킬 수 있는 계기도 마련했다.

시진핑을 도운 인물로 무시할 수 없는 사람이 자칭린(賈慶林·72) 정협 주석이다. 그는 1990~1996년 푸젠성 성장과 서기를 지내 오랫동안 시진핑의 상사였다.

허궈창(賀國江·69) 중앙기율위 서기도 시진핑보다 한 발 앞서 푸젠성 성장을 역임한 푸젠파의 일원이다. 현재 상무위원 9명 중 3명이 푸젠 지역에서 함께 근무한 인연으로 묶여 있는 셈이다. 시진핑 주변에는 태자당과 상하이방, 푸젠방, 석유방, 칭화대 동문 등 각종 인맥이 거미줄처럼 포진해 있다.

후 주석이 시진핑 체제 출범을 사활을 걸고 막았다면 시진핑으로서는 큰 어려움을 겪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후 주석으로서는 시진핑이 최선은 아니었더라도 차선은 됐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는 시진핑의 부친 시중쉰(習仲勳) 전 부총리와 무관치 않다. 1980년대 중반 후 주석의 스승으로 불리는 개혁파 후야오방(胡耀邦) 전 총서기는 덩샤오핑(鄧小平)의 퇴진을 요구해 원로들로부터 거센 반발을 샀다. 하지만 원로 가운데 후야오방을 지지한 사람이 바로 시중쉰이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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