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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군부와의 관계

입력 2012.11.13 21:46

수정 2012.11.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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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샤오핑 이후 군 인맥 가장 탄탄”…미·일선 강경외교 우려

2002년 10월 중국 공산당 총서기에 취임한 후진타오(胡錦濤·70) 주석은 군부 장악에 줄곧 어려움을 겪었다. 두 가지 사건이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올해 초 후 주석과 군 지도부가 참석한 연회장에서 인민해방군의 고위 장성이 만취해 군 인사에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건배 제의를 하던 총참모부장을 밀쳐내는 등 소란을 피우자 후 주석은 연회장을 빠져나갔다. 베이징 소식통은 “후 주석 면전에서 장성들이 재떨이를 던지며 싸운 적도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1월11일 로버트 게이츠 당시 미국 국방장관은 베이징에서 후 주석을 만나 중국의 스텔스 전투기 젠-20 시험 비행이 자신의 방중에 맞춘 것이냐고 물었다. 당시 미국 관리들은 후 주석이 시험 비행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고 전했다. 인민해방군 통수권자인 후 주석에게 시험 비행이 보고되지 않았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차기 지도자인 시진핑(習近平·59) 부주석은 군부와의 관계가 후 주석과 다를 것이란 전망이 많다. 후 주석과 장쩌민(江澤民·86) 전 주석보다 군부와 더 깊은 관계를 맺을 것이란 분석이 많이 나오고 있다. 중국에서 군부 장악은 권력 기반을 다지는 데 필수적이다. 당 총서기와 국가주석직에 올라도 군부를 틀어쥐지 못하면 불안할 수밖에 없다. 과거 반식민지로 전락한 역사적 경험, 14개국과 인접한 광대한 영토, 혼란기에는 군의 힘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중국 정치의 현실 때문이다. 따라서 군부와의 돈독한 관계는 시진핑으로서는 든든한 정치적 자산인 셈이다.

[막 오른 시진핑 시대](5) 군부와의 관계

▲ 청년시절부터 군과 친밀
“4총부 수장 절반이 측근”
군과 유착 땐 개혁 난망

시진핑이 군부에 강한 이유는 정치적 배경과 본인의 노력 때문이다. 그는 칭화대 졸업 뒤인 1979년 중앙군사위 겅뱌오(耿飇) 비서장의 비서로 들어가 3년간 군을 경험했다. 푸젠(福建)성과 저장(浙江)성 등 지방에서 근무할 때는 군의 정치위원을 겸임하면서 군부와 가깝게 지냈다. 부임하면 가장 먼저 군대를 찾았으며 병사들과 야영을 함께하기도 했다. 중국의 현직 지도자 가운데 시진핑 같은 군 경력을 가진 사람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의 부친 시중쉰(習仲勳) 전 부총리는 정치인이기도 했지만 서북 지역 혁명을 이끈 군사지도자 출신이었다. 더구나 중국은 군 고위급 지휘관의 60%가량이 태자당과 상하이방 출신으로 알려져 있다. 문화대혁명 당시 일자리가 없어지자 고위 간부 자녀들이 줄줄이 군에 입대했고 이들이 진급을 거듭해 군부 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뉴욕타임스가 최근 “덩샤오핑 이후 누구보다도 태생적으로 군 인맥이 탄탄한 시진핑은 군부와의 밀착관계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며 “미국으로선 상대하기 쉽지 않은 강력한 지도자를 만나게 되는 것”이라고 보도한 것도 무리가 아니다.

시진핑이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직까지 이어받는다면 명실상부하게 군을 장악하겠지만 그렇지 못하더라도 차기 중앙군사위의 세력분포상 크게 우려할 정도는 아니다. 후 주석은 2004년 장쩌민으로부터 군사위 주석직을 물려받았지만 줄곧 군부 몫의 부주석 두 자리에는 장쩌민의 총애를 받아온 궈보슝(郭伯雄·70)과 쉬차이허우(徐才厚·69)가 포진해 있었다. 반면 차기 부주석에 내정된 쉬치량(許其亮·62) 전 공군사령원은 후 주석 계열로 보는 시각도 있지만 1980년대 장쩌민이 상하이 시장을 지낼 때 상하이에서 장교로 복무하면서 인연을 맺었고 돈독한 관계다. 장쩌민은 시진핑의 정치적 후원자다. 쉬치량은 나이도 젊어 2017년 19차 당 대회에서도 정년(68세)에 걸리지 않기 때문에 10년 동안 부주석에 앉을 가능성도 있다.

여기에 4총부 가운데 자오커스(趙克石·65) 총후근부(군수 담당) 부장과 장유샤(張又俠·62) 총장비부(군사장비 생산) 부장은 시진핑 인맥이다. 대만의 국방부 부부장을 지낸 린충빈(林中斌)은 “중국군 조직 수뇌부인 4총부 사령탑 중 2명이 시진핑 측근”이라고 분석했다. 중국군 지휘부인 총참모부를 책임진 팡펑후이(房峰輝·61) 부장이 후 주석의 심복이라고는 하나 시진핑과도 사이가 괜찮은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공군 총사령으로 내정된 마샤오톈(馬曉天·63) 역시 후 주석과도 관계가 좋지만 부친이 군 장성을 지내 태자당으로 분류된다.

시진핑은 전임 지도자들이 해결하지 못한 군 내부의 비리를 척결하고, 군대감축, 군 현대화 등을 추진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안고 있다. 시진핑이 군부와 유착관계에 빠질 경우 개혁은 물건너가고 군부의 특권의식만 더욱 강화시킬 수도 있다. 중국군 동향에 밝은 일본의 군사전문가 가야하라 이쿠오(茅原郁生)는 “2020년 무렵 공산당이나 인민해방군 모두 특권계급이 될 것”이라며 “이 때문에 ‘당이 총을 지휘한다’는 원칙이 흔들릴 수도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물론 군부 기반이 탄탄하기 때문에 오히려 군부의 저항을 물리치고 과감한 개혁을 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주변국들은 시진핑이 군부의 입김을 반영해 강경 외교로 치달을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다.

<시리즈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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