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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에 따라 흔들리지 않는 북한 인권 접근방법을 만들자

입력 2012.11.15 22:29

수정 2012.11.15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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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대 대선이 3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대북정책을 둘러싼 논쟁은 찾기 힘들다. 남남갈등이 사라지기라도 한 것일까. 그렇지 않다. 북핵·대북지원 등을 둘러싼 논란은 각 후보의 ‘중도층’ 공략에 묻혀 잠시 보이지 않을 뿐이다.

경향신문은 남남갈등을 폭발시키는 ‘뇌관’ 중 하나를 분해해봤다. 기획시리즈 ‘북한 인권, 진보와 보수를 넘어’는 좀처럼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 북한 인권이란 의제에서 오히려 남남갈등의 해소 가능성을 가늠해본 여정이다. 취재팀은 약 5개월간 북한 주민, 탈북자, 북한 인권 운동가, 학자, 진보·보수단체 관계자 등 60여명을 심층취재했다. 그리고 해법의 일단을 찾았다.

실마리는 ‘사람’에게 있었다.

지난 8월 중순, 중국의 한 찻집에서 경향신문 취재팀이 만난 황해도 주민 ㄱ씨는 곡창지대인 그의 마을에서 이웃들이 죽어나가는 이야기를 했다. 그는 여러 차례 “정말 무섭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정권 비판은커녕 새 지도자인 김정은이란 이름을 거론하는 것조차 힘들어했다.

ㄱ씨를 생각해보자. 이들의 인권문제를 “내정간섭”이라고 치부하는 진보 일부의 태도는 옳은가. ‘보수가 주도하는 북한 인권 논의에 끼고 싶지 않다’는 진보의 속내가 이들을 외면할 이유가 될까.

정권을 붕괴시키면 이들의 인권문제가 해결된다고 주장하는 보수 일각은 어떤가. 우리는 외부의 힘으로 정권이 무너진 뒤 더 열악해진 이라크 인권 상황을 알고 있다. 지속적인 압박만으로 인권 상황이 나아진다면, 서독은 왜 대결적인 ‘대동독 인권정책’을 대화 위주로 바꿨겠는가. 검증 안된 해법이 ㄱ씨를 ‘구원’해줄 수는 없다.

경향신문은 제안한다.

북한 인권 해결에 ‘전부 아니면 전무’는 없다. 진보·보수 논쟁 초점을 북한 주민의 인권을 점차 개선시키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맞추자.

북한 인권문제 앞에서 진영의 이익은 포기하자. 진보는 보수의 의제화 성과를 인정하고 보수는 현재의 방법이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것을 받아들이자. 인권을 정치도구로 이용하려는 태도는 발붙이지 못하게 하자.

정권에 따라 흔들리지 않을 북한 인권 접근법에 대해 합의를 보자. 결국 북한이 스스로 인권 개선에 나서게 하는 것이 핵심이다. 정부는 인권문제로 북한과 갈등을 빚기보다는 대화·지원으로 북한을 국제사회 속으로 끌어내고, 국회와 정당·민간단체가 인권문제 제기를 하는 역할분담이 안정적으로 기능케 하자. 이후 남북 정권 간 신뢰가 쌓이면 한때 일부 유럽 국가와 북한이 시도했던 ‘인권대화’도 가능할 것이다.

북한 인권 의제에서 진보·보수가 함께 나아간다면 한국사회는 남남갈등을 풀어갈 자신감을 얻을 수 있다.

■ 특별취재팀 전병역·손제민(정치부), 송윤경(사회부), 심혜리(국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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