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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직원 ID 40개…스마트폰 수사는?

입력 2012.12.17 22:19

수정 2012.12.18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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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기습발표 배경 잦은 말 바꾸기… 졸속·부실 논란

경찰이 국가정보원 직원 김모씨(28)의 불법 선거개입 의혹에 대해 “댓글을 단 적이 없다”는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했지만 부실 수사와 수사팀의 말 바꾸기로 의혹만 키웠다. 경찰 조사 결과 김씨는 40개의 ID와 닉네임으로 인터넷상에서 활동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17일 “김씨가 제출한 데스크톱과 노트북을 분석했지만 문재인·박근혜 후보 관련 댓글을 단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 컴퓨터 하드디스크 2개에 남아 있는 인터넷 임시페이지에서 김씨의 ID·닉네임으로 대선 관련 댓글을 검색했으나 나온 게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경찰이 서둘러 수사 결과를 발표하는 바람에 졸속·부실 수사 논란에 휩싸였다.

경찰은 김씨 컴퓨터의 IP(인터넷 주소) 추적을 하지 않았다. 김씨가 40개의 ID와 닉네임을 갖고 인터넷에서 어떤 활동을 했는지도 조사하지 않았다. 김씨 컴퓨터 안에는 없지만 인터넷상에 남아 있을 수 있는 댓글은 전혀 검증되지 않은 셈이다. 이를 검증하기 위해서는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자료협조 요청이 필요하다. 경찰 관계자는 “포털사이트의 댓글을 모두 확인하려면 압수수색영장이 필요하지만 현재로서는 영장을 신청할 만한 혐의가 확인된 게 없다”고 말했다.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김씨에 대한 의혹이 완전히 해소된 것처럼 수사 결과를 발표한 것이다.

경찰은 수사 결과 발표 과정에서 잦은 말 바꾸기로 논란을 불렀다.

이번 수사를 맡은 수서경찰서 관계자는 지난 16일 밤 11시쯤 수사 결과 발표 후 “서울경찰청에서 지침이 내려와 (발표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17일 오전 수서경찰서장은 수사 결과를 브리핑하면서 “내가 (서울경찰청에 수사 결과 발표를) 건의했다”고 말했다. 결국 이날 오후 김용판 서울경찰청장이 기자간담회를 열어 16일 밤 주요 참모들을 긴급 소집해 수사 결과 발표를 지시했다고 시인했다. 대구 출신에 영남대를 나온 김용판 서울경찰청장은 지난 5월 부임 당시 “박근혜 후보가 밀었다”는 말이 나돌았다.

수서경찰서 측은 수사 결과 보도자료도 16일에는 “위(서울청)에서 내려왔다”고 답했다가 17일에는 “우리가 만들었다”고 말을 뒤집었다.

경찰은 향후 수사 계획을 놓고도 혼선을 빚었다. 16일 수서경찰서 관계자는 “확보된 ID와 닉네임, IP, 인터넷 사이트 로그기록 등을 바탕으로 본격 수사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17일 수서경찰서장은 “현재로선 단서가 없어 (추가 수사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이날 충남 천안 유세에서 “민주통합당이 빨리 수사해서 결과를 내놓으라고 하더니 이제는 못 믿겠다고 한다”며 “민주당은 사과 한마디 하지 않고 (여직원) 인권 유린에는 말이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서울 효창동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정권교체와 새 정치 범국민선언’ 행사에서 “지난 5년간 민주주의를 파괴한 새누리당 정권이 국정원, 경찰, 언론을 총동원한 갖은 불법과 편법으로 정권을 연장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효상 기자 hs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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