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가장 부촌과 빈촌의 18대 대선 표심은 어떠했을까. 상징적으로 타워팰리스가 있는 강남구 도곡2동과 가장 큰 쪽방촌이 있는 영등포구 영등포동 표심을 살펴봤다. 결과를 보면 부촌은 경제적 이해에 충실한 ‘계급 투표’를 한 반면 빈촌은 계급 표심과는 무관했다.
박근혜 당선인은 영등포동 전체에서 5716표를 획득, 5506표를 얻은 민주통합당 문재인 전 후보를 근소하게 앞섰다. 영등포구 전체로 보면 문 전 후보가 51.3%를 득표해 48.3%에 그친 박 당선인을 누른 것과는 반대되는 결과다. 영등포구 전체에선 문 전 후보가 7490표 앞섰지만 영등포동에선 오히려 210표 진 것이다.
특히 쪽방촌이 있는 제2투표소 경우도 박 당선인이 승리했다. 박 당선인이 883표를 얻은 반면 문 전 후보는 799표에 그쳤다. 영등포동 투표소 5곳에서 나타난 210표 격차를 감안하면 2투표소에서만 박 당선인이 84표(40%) 앞선 것이 영등포동 전체에도 영향을 준 셈이다. 다만 영등포동 투표율은 67.4%로 서울 평균인 75.2%에 비해 많이 낮았고, 특히 2투표소 투표율은 57.3%로 더 낮았다.
일용노동자와 고령 인구가 많은 특성 때문에 투표 관심도 낮았고, 구 전체 표심과는 달리 오히려 박 당선인 지지가 높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영등포동 주민센터의 한 직원은 “쪽방촌 쪽은 주로 하루 벌어서 하루 사는 분이 대부분이고, 몸이 불편한 분도 많다”고 전했다.
반면 타워팰리스의 동네인 도곡2동은 확연한 계급 표심을 보였다. 박 당선인은 이곳에서 1만5129표로 득표율 74.1%의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 문 전 후보는 5202표로 25.5%에 머물렀다.
강남구 전체에서 박 당선인이 60.1%, 문 전 후보가 39.5%의 득표율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도곡2동에서 득표율 격차는 2배 넘게 확대됐다.
특히 타워팰리스가 있는 도곡2동 3·4투표소를 보면 박 당선인이 4947표로 85.0% 득표를 한 반면 문 전 후보는 853표로 14.7% 득표에 그쳤다. 득표율 격차는 다시 두 배 가까이 커진 것이다.

강남구 전체와 비교하면 이곳 타워팰리스 표심은 3.5배 정도 더 박 당선인을 지원한 셈이다. 강남구에서도 부자 동네인 도곡2동과 그중에서도 부유층이 모인 타워팰리스가 확연하게 박 당선인을 미는 계급 투표를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