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측 이사 2명도 찬성… “임원 선임권 침해” 사유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가 김재철 MBC 사장(60)을 해임했다.
방문진은 26일 임시이사회를 열고 표결을 통해 김 사장 해임안을 통과시켰다고 밝혔다. 2010년 2월 선임돼 한 차례 연임된 김 사장은 임기 중 네 번째 제출된 해임안에 막혀 3년1개월 만에 불명예 퇴진했다. 방문진이 MBC 사장을 해임한 것은 1988년 방문진 설립 후 처음이다.
김 사장 해임안 표결에서는 전체 이사 9명 중 과반인 5명이 찬성했고 4명이 반대했다. 김 사장 경질을 요구했던 야당 추천 이사 3명에 여당 추천 이사 2명이 김 사장 해임에 동의한 것이다. 김 사장의 ‘방어막’ 역할을 해 온 여당 이사들이 돌연 입장을 바꾼 것은 지난 22일 밤 김 사장이 방문진과 사전협의 없이 기습적으로 측근들을 계열사·관계사 임원으로 발표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김재철 MBC 사장이 26일 자신의 해임안이 상정된 방송문화진흥회 임시이사회에 무거운 표정으로 들어서고 있다. | 강윤중 기자
방문진은 결의안을 통해 방문진의 MBC 임원 선임권에 대한 중대한 침해, MBC 이사회 구성 및 운영제도 위반과 공적 책임 방기, 관리감독 기관인 방문진에 대한 성실의무 위반, 대표이사 직위를 이용한 MBC 공적 지배구조 훼손 등을 해임 사유로 들었다. MBC 노조는 성명을 통해 “늦었지만 당연한 결정을 환영한다”며 “방문진은 김 사장 해임을 계기로 MBC를 정상화시키고 공영방송의 독립성을 지킬 수 있는 차기 사장을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밝혔다.
방문진은 조만간 MBC 지분 30%를 보유한 정수장학회와 주주총회를 열어 해임안을 확정하기로 했다. 방문진이 전체 지분의 70%를 보유한 대주주이기 때문에 주총에서 해임안이 뒤집힐 가능성은 없다. 주총에서 해임안이 통과되면 김 사장의 법적 지위는 공식적으로 박탈된다.
최창영 방문진 사무처장은 “후속 조치와 2012년도 MBC 결산을 논의하기 위해 29일 임시이사회를 열기로 했다”며 “가급적 빠른 시간 안에 신임 사장 공모 절차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