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무용가에 특혜’ 본격 수사
MBC의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에서 해임한 김재철 MBC 사장(60·사진)이 27일 사표를 제출했다. 주주총회의 해임에 앞서 자진사퇴 형식을 취하면 3억원이 넘는 퇴직연금을 지급받을 수 있게 돼 김 사장의 사퇴를 두고 ‘꼼수’ 논란이 일고 있다.
MBC는 27일 “김 사장이 27일 방문진 뜻을 존중해 사퇴하겠다고 밝히고 회사에 사직서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주식회사인 MBC는 상법상 대표이사가 사임 의사를 피력하면 즉시 효력이 발생한다.
김 사장의 사표 수리로 MBC는 차기 사장이 선임될 때까지 안광한 부사장이 사장 직무를 대행한다. 김 사장은 지난 26일 MBC 최대주주인 방문진 이사회에서 해임 결의안이 통과돼 해임까지는 주총 의결만을 남겨놓은 상황이었다. MBC 홍보국 관계자는 “해임당하는 것보단 자진사퇴하는 게 모양새가 낫지 않은가”라며 “김 사장 스스로 그런 판단을 내려 사퇴를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MBC 노조는 “김 사장이 3억원이 넘는 퇴직금을 챙기기 위해 자진사퇴라는 꼼수를 부렸다”고 지적했다. MBC의 임원 퇴직연금 지급규정을 보면 “임원이 본인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주주총회의 해임결의에 의해 퇴임하는 경우에는 퇴직연금을 지급하지 아니한다”고 명시돼 있다. 김 사장이 주총에서 해임이 확정되기 전에 자진사퇴하면 근속연수에 따라 약 15개월분의 퇴직연금을 받고 그 금액이 3억~3억5000만원에 이른다는 것이다.
검찰은 김 사장이 재일동포 무용가 정모씨에게 회사 돈으로 각종 특혜를 준 혐의 등에 대한 수사에 본격 착수했다.
서울남부지검은 지난달 15일 김 사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9시간 동안 강도 높은 조사를 벌였고, 최근 전주·청주·안동 MBC 등 지역 방송사에서 김 사장의 배임 혐의와 관련된 자료를 제출받았다고 이날 밝혔다. 검찰은 조만간 김 사장을 재소환할 계획이다.
전주 MBC는 전주대사습놀이 한마당과 관련된 협찬 계약서와 협찬금 입금 일지, 정씨의 공연팀과 관련된 소요예산서와 계약서, MBC 본사 지원금 등의 자료를 제출했다. 안동 MBC는 정씨가 준비 과정에서 참여했던 <뮤지컬 이육사>에 관련된 자료를, 청주 MBC도 정씨가 참여한 ‘국궁 페스티벌’ 등에 대한 자료를 검찰에 넘겼다.
전주대사습놀이와 ‘국궁 페스티벌’에서는 정씨 무용단이 출연해 통상의 출연료보다 이례적으로 높은 출연료를 받았고, 뮤지컬 제작 경험이 없는 정씨의 기획사에 일감을 몰아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앞서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MBC 노조가 고발한 이 사건에 대해 지난 1월 ‘혐의 없음’으로 결론내리고 서울남부지검으로 송치했으나 감사원이 지난 2월 이번 의혹과 관련된 자료를 제대로 제출하지 않았다며 김 사장을 검찰에 고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