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대전 MBC 사장으로 대표적 ‘김재철 라인’
경남MBC 통폐합 당시 해고·징계 남발 전력
해고자 복직 등 MBC 정상화에 ‘부적합’ 평가
MBC 새 사장으로 김종국 대전MBC 사장(57)이 임명됐다. 전임 김재철 사장 시절의 핵심인사가 차기 사장으로 낙점되면서 내부 갈등 해소와 공영방송 공정성 회복 등을 놓고 다시 갈등 조짐이 일고 있다.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는 2일 정기이사회를 열고 투표를 통해 김 사장을 새 대표이사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9명의 이사들은 오전부터 김 사장과 구영회 전 MBC미술센터 사장, 안광한 MBC 부사장, 최명길 MBC 보도국 유럽지사장 등 4명으로부터 경영계획을 들었다. 개별 면접 후 이어진 투표에서 김 사장은 과반인 5명 이상의 표를 받았다. MBC 지분을 양분하고 있는 방문진(70%)과 정수장학회(30%)는 곧바로 주주총회를 열어 김 사장 임명을 확정했다. 김 사장은 김재철 전 사장의 잔여 임기인 내년 2월까지 10개월간 사장직을 수행하게 된다.
최창영 방문진 사무처장은 “김종국 사장은 이사들 앞에서 전반적으로 법과 원칙에 입각한 MBC 경영을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며 “특히 국민들의 신뢰를 잃어버린 보도와 시사 부문의 경쟁력 회복에 중점을 두겠다는 발언도 했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지난해 파업 과정 등에서 해고된 기자와 PD 등의 복직 문제에 대해선 “노조와 대화하면서 점진적으로 해결해가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신임 사장은 공모 과정부터 정권 핵심 관계자가 강하게 지원하고 있다는 등 정치권과의 교감설이 흘러나왔다. 김재철 전 사장처럼 ‘친정부적’ 성격의 편향된 보도와 방송이 이어진다면 또다시 야권과 시민사회로부터 ‘낙하산 사장’과 ‘방송 장악’ 논란이 재연될 가능성이 크다.
‘불통’ 이미지도 논란이 일고 있다. 김 사장은 김재철 전 사장 시절 ‘MBC경남’ 강제 통합을 주도하며 반대하는 직원 수십명에게 해고·정직 등 징계를 남발해 ‘불도저식 경영’이라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MBC 관계자는 “김 사장은 기본적으로 매우 꼼꼼하고 사소한 것까지 직접 업무를 챙기는 워커홀릭 스타일”이라며 “내부의 소통과 화합을 잘 해낼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MBC노조와 언론단체 등은 김 사장 선임에 우려를 표명했다. MBC노조는 성명을 통해 “지난해 파업을 ‘노사분규’로 표현한 김종국 사장이 대다수 MBC 구성원들과 노조를 대화 상대로 인정하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 가지는 않을지 우려스럽다”며 “신임 사장은 ‘제2의 김재철’이 되지 않도록 공영방송의 독립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MBC노조는 김재철 체제 3년에 대한 전면감사와 무너진 공정성·신뢰도 회복, 노사관계 정상화, 해고자 복직 및 보복성 징계 무효화 등 ‘MBC 정상화 7대 과제’를 김 사장에게 제시했다. 추혜선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총장은 “공영방송의 가치를 훼손시킨 김재철 체제에 대해 책임져야 할 인물인 김종국 사장을 도리어 MBC 사장에 선임해놓고 공영방송의 역할 수행을 기대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도 성명을 내고 “새 사장의 첫 업무는 공정 방송을 요구하다 해고된 8명의 해직자를 복직시키고 200여명의 징계자를 본업으로 돌려보내는 것이 돼야 한다”며 “정권과 정치권의 외압에 맞서 보도·제작의 자율성을 보장하지 않는다면 사장 퇴진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