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 동성애자와 1200만 신도 중 선택하라”
지난 4월 민주당 김한길·최원식 의원은 같은 당 소속 의원 51명과 발의한 차별금지법 제정안을 자진 철회했다. 차별금지법은 임신 또는 출산, 종교, 성적지향, 성적정체성, 정치적 의견 등에 따른 차별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보수 기독교·시민단체는 ‘성적지향’과 ‘성정체성’ 등의 내용이 독소조항이라며 강력하게 반대운동을 벌였다. ‘차별금지법반대 국민연대’ 등은 홈페이지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카카오톡 등을 통해 차별금지법 발의에 참여한 의원 명단을 공유했다. 이들 의원실에는 항의전화가 빗발쳤다.
보수 기독교계가 동성애에 반대하는 입장은 확고하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홍재철 대표회장은 지난 14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민주당은 소수의 동성애자와 1200만 성도의 기독교 중 하나를 택해야 할 것”이라며 “차별금지법이 제정된다면 1200만 성도들이 국회 앞에서 시위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성애에 대한 기독교계의 반발은 이번만이 아니다. 2007년 10월 법무부가 성적지향을 차별금지 사유로 포함한 차별금지법안을 입법예고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한기총,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국가조찬기도회 등으로 구성된 ‘동성애자 차별금지법안 저지 의회선교연합’ 등은 “며느리가 남자라니 동성애가 웬 말이냐”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법무부는 차별금지 사유 중 ‘병력·학력·성적지향·가족형태’ 등 총 7개 항목이 삭제된 법안을 상정시켰다. 이 법안은 이듬해 국회 임기만료로 자연사했다.
보수 기독교계의 동성애 반대에 대해 임보라 섬돌향린교회 목사는 “ ‘종북게이’ 등의 구호가 난무하는 것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며 “보수 기독교계와 인적·물적 자원이 겹치는 보수 진영이 동성애 혐오증을 이용해 보수 교회의 세력을 유지하고, 보수 정치권의 정치력을 강화하기 위한 도구로 사용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