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타파, 설립자 3명 공개…27일 2차 명단 발표
영국령 버진아일랜드 등의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서류로만 존재하는 유령회사)를 운영해온 한국인이 245명인 것으로 밝혀졌다. 유령회사 명의로 개설된 해외 은행계좌에서 외화 밀반출이나 탈세 등의 불법행위가 적발될 경우 파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독립언론인 ‘뉴스타파’는 22일 전국언론노동조합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와 공동 취재한 ‘조세피난처 프로젝트 1차 결과’를 발표했다.
이들은 “한국인 245명이 해외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 가운데 전 경총 회장인 이수영 OCI 회장 부부와 조중건 전 대한항공 부회장의 부인 이영학씨, 조욱래 DSDL(옛 동성개발) 회장과 장남 조현강씨 등이 포함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뉴스타파가 공개한 자료를 보면 이수영 OCI 회장과 부인 김경자 OCI 미술관장은 2008년 4월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리치몬드 포레스트 매니지먼트’라는 회사를 설립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영리 독립언론 ‘뉴스타파’의 김용진 대표(왼쪽)와 최승호 PD가 22일 오후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 전국언론노동조합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와 공동 취재한 ‘조세피난처 프로젝트 1차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 김창길 기자 cut@kyunghyang.com
조중건 전 대한항공 부회장의 부인 이영학씨는 2007년 6월 버진아일랜드에 유령회사인 ‘카피올라니 홀딩스’를 설립한 것이 확인됐다. 발행주식은 단 1주였다. 조욱래 DSDL 회장과 장남도 2007년 3월 버진아일랜드에 ‘퀵 프로그레스 인베스트먼트’라는 유령회사를 만들었다. 이영학씨와 조욱래 회장은 해외에서 고가의 부동산 거래를 한 내역도 함께 밝혀졌다.
김용진 뉴스타파 대표는 “공개한 3명 외에도 다각적 방법을 통해 현재까지 20여명의 신원을 추가 확인했다”며 “특히 245명 중에는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재벌 총수와 총수 일가 등 각계의 사회지도층 인사들이 상당수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뉴스타파는 오는 27일 재계 임원 등이 포함된 2차 명단을 발표하고 매주 한두 차례씩 조사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OCI는 ‘공식입장’ 자료를 내고 “이 회장이 2006~2008년 OCI의 미국 자회사인 OCI 엔터프라이즈 이사회 의장으로 재직하며 받은 보수 100만달러를 버진아일랜드의 개인계좌로 관리했다”고 인정했다. OCI는 “이 계좌가 2010년 폐쇄됐고 계좌에 있던 돈은 모두 미국 내 계좌로 이체됐다”며 “신고가 누락됐거나 납세 사항이 있을 경우엔 즉시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조중건 전 부회장은 1997년 그룹 경영에서 손을 뗀 이후 회사 경영에 전혀 참여하지 않고 있다”며 “이번 일은 회사와 무관하다”고 밝혔다. DSDL 측도 “조욱래 회장 개인적인 일이어서 회사와 무관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