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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와 친한 아빠 되기

입력 2013.06.10 19:06

  • 신철희| 신철희아동청소년상담센터 소장

6살, 9살 두 딸을 둔 민주 아빠는 늘 바쁘고 휴일도 없을 때가 많다. 아빠는 매우 자상한 성격이고 아이를 좋아하나 부부 사이가 좋지 않고 화풀이를 아이들한테 할 때가 많아 가족들은 아빠를 무서워한다. 민주 아빠의 상담을 진행하면서 아빠의 장점인 자상함으로 아이들과 사이가 좋아지는 것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민주 아빠는 상담 이후 아이들한테 화를 거의 안 내고 아빠의 자상함을 많이 실천했다. 자상한 아빠는 밤늦게 본인이 밥먹을 때에 좀 넉넉하게 해서 애들도 먹이고, 본인이 기계를 좋아하니 아이들이 좋아할 프로그램을 다운로드받아 같이 보기도 하고 한 이불에 누워서 장난도 치면서 아이들과 빠른 속도로 친해지기 시작했다.

아빠가 애들한테 화가 날때도 당연히 있지만 아빠가 화냈을 때 아빠를 두려워하고 긴장했던 아이들의 그 눈빛을 떠올리며 화를 참았다. 그리고‘아이들의 행동이 아빠를 일부러 화나게 하려고 하는게 아니고 아이들이니까 그럴 수 있지’라고 자꾸 아이들 입장을 생각하려고 하다보니 화를 참는 게 좀 쉬워졌다.

회사 일로 너무 피곤해서 아이와 놀 수 없을 때도 아이들과 함께 하다보면 아이들이 무척 귀여우면서 오히려 아이들한테 따뜻함과 살가움의 느낌을 얻으며 하루의 피곤이 사라지는 기분이었다. 아빠가 이렇게 정성을 들이니 아이들의 반응도 빨리 나타났다. 전엔 아빠가 와도 본 체 만 체했는데 지금은 “아빠” 하며 달려온다.

아이와 아빠의 놀이는 오히려 부모에게 행복을 준다. 아이가 어릴수록 신체적 접촉이 많아 달콤한 행복감을 부모에게 많이 준다. 아이를 위해 놀아주는 것으로 시작하지만 아이와 놀다보면 부모의 마음속에서 바라는 ‘따뜻함과 달콤함’ 즉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느끼는 좋은 감정을 얻게 된다.

그러나 부모의 일방적인 사랑은 아이 마음에 와닿지 않는다. 공감적인 사랑을 해야 한다. 아이의 마음이 어떤지 모르겠으면 아이한테 물어봐도 되고, 아빠의 반응에 대한 아이 태도를 보면 바로 알 수 있다. 부모 식으로가 아니라 아이 식으로 생각하는 게 중요하다.

아빠가 있어도 회사 일이 너무 바쁘고 출장도 많아 평일엔 아이를 전혀 못 보는 가정이 흔하다. 상담센터에 오는 많은 엄마들이 남편의 부재와 휴일에 집에 있어도 잠만 자거나 TV만 보고 빈둥거리는 태도에 대해 불만을 가지고 있다. 아빠 개인적인 업무 상황이건 아빠 성격의 문제이건 간에 아이와 함께 지내는 시간이 없고 아이와 아빠의 관계가 없거나, 아이가 아빠를 무서워하거나 낯설어하는 것은 부모의 문제다.

아이에게 시간을 내주고 아이 눈높이에 맞추어 놀아주면 금방 친해진다. 3세 이전까지는 몸으로 노는 놀이를 좋아하므로 더욱 빨리 친해진다. 초등학교 저학년까지도 역할놀이, 게임, 축구 등으로 빨리 친해진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친구와 노는 게 더 재미있어서 아빠가 들어갈 자리가 점점 줄어든다. 어릴 때 아빠가 너무 바빠 아이와 지내는 시간이 없는 데다 욱하는 성질까지 있으면 아이는 아빠를 거부하고 피하게 된다. 사춘기가 되면 어릴 때 무서웠던 아빠가 덜 두려워지니 아빠한테 대놓고 반항하거나 아이가 아빠를 거부하는 일이 생긴다.

관계란 어릴 때부터 좋아야 사춘기, 청년기, 성인기까지 평생을 좋은 관계로 지내게 되는 것이다. 아빠가 바쁠 때는 몰라라하고 지내다가 아이가 다 큰 다음에 다가가려면 이번엔 아이가 아빠를 거부하고 안 받아들인다. 친해지는 것도 다 때가 있고 어릴수록 빨리 친해지므로 아이가 몇 살이건 당장 지금부터 아이와 놀아주면서 정을 쌓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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