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부진에도 거액 연봉… 금감원, 첫 전수조사키로
일부 금융지주회사 회장의 연봉이 최고 3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에 약 800만원을 받는 셈으로, 최근 수년간 실적이 부진함에도 금융지주 임원이 거액의 연봉을 챙기는 것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계속 오르기만 하는 은행 임원의 연봉을 전수조사하기로 했다.
24일 금융지주의 공시내용을 보면 신한금융 한동우 회장은 지난해 고정급여와 단기성과급을 합쳐 14억3000만원을 보수로 받았다. 여기에 장기성과급 13억2000만원을 합치면 총 연봉은 30억원에 근접한다. 다만 주가 급락 등 실적부진에 따라 실제 받게될 장기성과급은 30%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은 지난해 어윤대 회장과 임영록 사장에게 고정급여와 단기성과급으로 24억9000만원을 지급했다. 한 사람당 12억4500만원씩 받은 셈인데, 장기성과급 18억7000만원까지 더하면 1인당 보수는 21억8000만원으로 높아진다. 역시 실적부진으로 장기성과급이 준다고 해도 회장의 몫이 사장보다 훨씬 크다는 점을 감안하면 어 회장의 보수는 20억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하나금융은 김정태 회장과 최흥식 사장, 전직 경영진 등 임원 7명에게 29억원, 우리금융은 이팔성 회장에게 9억원을 지급했다.
KB금융 어 회장은 우리금융과 ING생명 한국법인 인수에 실패한 데다 지난해 말에는 사외이사들과 불협화음을 일으키는 등 경영에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신한금융 한 회장 역시 2011년 취임 당시 대비 주가가 40% 하락했다. 연봉만큼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게 금융권의 일반적인 평가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최근 일부 은행을 대상으로 성과보상체계 모범기준 현황을 들여다 봤더니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성과보상체계 전반에 대한 전수조사를 처음으로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반면 전성인 홍익대 교수는 “기본적으로 투자자에게 손해를 끼치거나 회사 건전성에 문제를 일으킬 수준이 아니라면 임원 연봉의 많고 적음은 감독당국이 아닌 주주들이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다.
전 교수는 다만 “근본적인 문제는 임원 연봉의 과소가 아니라 절차와 투명성의 부재”라며 “(금융지주사) 내부에 보수위원회를 설치하고, 실적을 철저하게 분석한 뒤 미리 산정된 공식에 따라 보수를 지급하며, 정확히 누가 얼마의 보수를 받았는지 등 절차가 투명하게 진행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