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제품을 수리하는 서비스 기사들이 노동조합을 결성했다. 이들은 지난 11일 삼성전자서비스의 업무 지시를 직접 받는 위장도급 형태로 일하고 있다며 근로자지위확인 소송을 제기해 삼성 사업장 내 첫 대형 노조가 될지 주목된다.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업체 소속 직원 360여명은 14일 서울 동작구 대방동 서울여성플라자에서 민주노총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창립총회와 출범식을 가졌다. 조합원 수와 명단은 공개하지 않았으나 현재 800명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근로자지위확인 소송에서 삼성 계열사 직원으로 인정되면 자발적으로 만들어진 첫 대규모 삼성 노조가 되는 셈이다. 서비스기사나 콜센터·자재센터 등에서 일하는 협력업체 전체 직원은 1만명에 이른다.
노조는 다음주에 삼성전자서비스 대표이사에게 금속노조 위원장 명의의 교섭 요구안을 발송하고 각 지역센터별 교섭을 요구하기로 했다. 삼성전자서비스지회는 결의문에서 “입사 때부터 삼성전자에서 기술 교육을 받고 협력업체로 배치돼 업무지시를 받았고, 협력업체는 독립성 없는 삼성전자서비스의 노무관리 부서에 불과했다”면서 “삼성전자서비스는 아무런 관련 없는 협력업체 사원이라고 변명하면서 정규직의 절반도 안되는 임금과 가혹한 노동조건 속에서 일하게 했다”고 주장했다. 창립총회에서 선출된 위영일 초대 삼성전자서비스지회장은 “기본적인 노동권과 인권을 보장받기 위해 더 많은 조합원을 조직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