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서 작업 중 급류에 휩쓸려
폭우 속에서 대형 상수도관 공사를 강행하다 유입된 강물에 작업자들이 휩쓸려 1명이 사망하고 6명이 실종됐다. 발주처인 서울시는 “감리회사가 100% 책임을 맡고 진행하는 전면 책임감리제 공사”라며 “폭우 중에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지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15일 오후 5시30분쯤 서울 동작구 노량진1동 한강대교 남단 서울시 상수도관 부설작업 현장에 갑자기 강물이 유입돼 작업자 7명이 수몰됐다. 이 중 1명은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망했다. 숨진 작업자는 조호용씨(61)로 확인됐다. 수몰된 작업자는 임경섭(45)·박명춘(49)·이승철(55)·박웅길(56)·이명규(62)·김철득(54)씨 등이다. 이 중 이승철, 박웅길, 박명춘씨 등 3명은 중국 국적자로 알려졌다.
소방당국은 대원 116명과 펌프 6대를 투입해 물을 빼며 구조작업을 벌였으나 강물이 계속 유입돼 작업에 난항을 겪었다. 소방당국은 나머지 실종자들도 숨졌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작업자들은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가 한강대교 남단에서 시행하는 올림픽대로 상수도관 이중화 부설공사 지하작업장에서 내부 레일을 철거하다 급류에 휩쓸린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지하 25m에 부설돼 있는 지름 2.2m, 길이 1.5㎞의 터널에서 공사를 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당국은 집중호우로 한강 수위가 상승하면서 강물이 한강 둔치로 뚫려 있던 대형 구멍을 통해 공사 현장으로 범람한 것으로 보고 있다. 공사 현장에 있던 목격자는 “ ‘펑’ 터지는 소리와 바람이 몰아치면서 물이 쏟아졌다”고 말했다. 공사 현장에는 터널에 물이 유입되는 것을 막는 차단막이 설치돼 있으나 범람한 강물의 압력으로 파손된 것으로 알려졌다. 차단막은 두께 6㎜의 철판 2개로 만들어졌다. 경찰은 시공사와 감리회사, 서울시를 대상으로 공사 과정에서 안전수칙을 제대로 지켰는지 여부를 수사 중이다.
서울시는 이날 폭우로 한강물이 빠르게 불어나자 올림픽대로 서울 노들길 노량진 고가에서 여의하류IC 구간까지의 교통을 통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