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명의 수몰자가 발생한 서울 동작구 노량진동 상수도관 공사를 맡았던 건설회사와 감리단이 홍수에 대비한 안전수칙 계획서를 작성해 서울시에 제출해 놓고도 실제로는 이를 단 한 차례도 지키지 않은 것으로 16일 드러났다.
올림픽대로 상수도관 이중화 부설공사의 책임감리를 맡은 주식회사 건화가 지난 6월27일 만들어 서울시상수도사업본부에 제출한 ‘2013년도 수방계획서’를 보면 지난 15일 사고 당시 지하작업장으로 물이 유입된 도달기지 수직구에 대한 홍수 시 응급조치 대책도 세워져 있었다.
경향신문이 단독입수한 안전수칙 계획서에서 건화는 ‘사전확인 사항’으로 한강홍수 통제소 수위와 팔당댐 수문 개폐를 확인하겠다고 명기했다. 이 회사는 ‘조치사항’으로는 공사중단 및 인력·장비 대피, 인력·양수기 철수, 장비 철수 등을 하겠다고 보고했다. 이어 ‘조치방법’으로 공사장 가설전기 차단, 자전거도로 위로 장비 이동, 자재 이동, 양수기 철거 후 이동, 자전거도로 위로 인력 대피 후 현장 주시 등을 명시했다.
그러나 서울시가 감리회사와 시공사의 작업일지를 확인한 결과 최근 장마로 한강 수위가 높아지고 팔당댐 방수량이 많아졌지만 단 한 차례도 이에 따른 적절한 대응조치를 한 기록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사망·수몰자들의 소속 회사 간부도 이날 “지하 작업장 현장에서 일하던 직원 중 누구도 시공사로부터 한강 수위가 위험하니 대피하라는 지시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안전수칙 계획상으로는 한강 수위와 팔당댐 방류량을 수시로 체크해 위험하다고 판단되면 인력과 장비를 철수하도록 되어 있다”며 “시공사가 작성한 작업일지 등을 점검해 봤더니 한강 수위 등을 점검한 경우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시공사가 장마철 홍수기임을 감안해 위험을 수시로 판단하고 인력을 투입하지 말았어야 함에도 안전수칙조차 지키지 않고 공사를 강행하는 바람에 대형 사고가 발생한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