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너는 네가 되어야 한다·나를 위해 공부하라…수유너머R 지음 | 너머학교 | 188쪽·196쪽 | 각 1만5000원
고전을 읽다보면 유난히 눈길을 붙잡고 가슴에 파문을 일으키는 문장이 있다. 그 문장은 때로 씨앗이 되어 갖가지 질문을 싹틔우고, 생각의 가지를 뻗치게 하며 궁극적으로 삶의 문제에 다다르게 한다. ‘고전이 건네는 말’ 시리즈로 나온 2개의 책은 고전 속 문장을 통해 고전의 가치를 음미하고 삶의 태도 변화를 자극한다. 인문학 연구공동체 ‘수유너머R’에서 10대를 대상으로 한 고전 읽기 강좌를 엮은 것이다.
루소의 <고백록>은 ‘내면 읽기’의 중요성을 가르쳐준 고전이다. 본격적으로 내면을 들여다보며 그것을 과감 없이 글로 옮긴 루소는 자서전의 신기원을 연 인물로 평가받는다. 루소와 동시대를 산 미국의 벤저민 프랭클린도 <자서전>을 펴내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하지만 <자서전>은 <고백록>과 달리 프랭클린의 내면이 어땠는지 알려주지 않는다. <자서전>은 자수성가한 기업가의 우여곡절과 성공담이 주류를 이루기 때문이다. 루소는 <고백록>에서 실패를 계속 곱씹으며 내면을 들여다봤다. 그 과정에서 인간의 가치를 발견하고자 노력했다. <고백록>이냐 <자서전>이냐. 청소년들에게 던지는 삶의 지침에 대한 질문이 가벼운 듯 보이지만 묵직하다.
공자의 <논어>에서 가장 유명한 구절은 ‘배우고 때로 익히며 즐겁지 아니한가’일 것이다. 이처럼 <논어>가 던지는 화두는 공부의 즐거움이다. <논어>는 ‘학습’의 탄생을 알린 신호탄이었다. 우리는 <논어>를 통해 공부란 무엇이며, 어떤 공부를 해야 하는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질 수 있다고 한다.
이 밖에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니체), <가르강튀아> <팡타그뤼엘>(라블레), <결박된 프로메테우스>(아이스킬로스), <장자>(장자), <변신>(카프카), <아침꽃을 저녁에 줍다>(루쉰), <편지>(플라톤) 등이 책 속에 등장하는 고전 목록이다. 이들 고전의 탄생 배경과 작가에 얽힌 일화도 다채롭게 기술됐다. 그러면서 10대 독자들이 인문학 세계로 쉽게 다가서도록 안내한다.
“밥, 이성, 조국, 민족, 인류…무엇을 사랑하든 독사처럼 칭칭 감겨들어라. 윈귀처럼 매달려라. 사흘 낮 사흘 밤 동안 줄기차게 달라붙어라. 이런 사람이라야 희망이 있다.” 루쉰이 쓴 글로 청년의 희망이란 어떠해야 하는지 제시한다. 고전의 울림. 더도 덜도 말고 책이 전하고자 하는 바는 바로 이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