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8차 유엔총회 개막연설은 이란과 시리아 문제가 중심을 차지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유엔 회원국에 시리아 사태를 확산해선 안된다고 촉구했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총회 기조연설에서 이란과의 핵협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시리아 무력 개입 가능성도 열어뒀다.
반 총장은 24일 오전 유엔본부에서 시작된 각국 대표의 기조연설에 앞선 유엔 총회 개막연설에서 “모든 유엔 회원국은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에 무기를 지원하는 것을 끝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모든 나라는 시리아 유혈사태가 확산될 수 있는 어떠한 행동도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24일 뉴욕에서 열린 제68차 유엔 총회 개막연설에서 시리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군과 반군에 무기 지원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뉴욕/AP연합뉴스
그러면서 반 총장은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과 시리아 반군 진영은 물론 총회에 참석한 회원국 대표들에게 시리아 사태가 정치적으로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요구했다. 반 총장은 “군사행동 등 물리력을 통해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환상에 불과하다”면서 “유일한 해법은 정치적 타결”이라고 강조했다.
반 총장은 “미국과 러시아가 합의한 시리아 화학무기 폐기안을 바탕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실행가능하고 강제성이 있는 결의안을 도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시리아에서 화학무기를 사용한 주체에 대해서는 가능하다면 국제형사재판소(ICC) 회부 등 반드시 응당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유엔 총회 연설에서 “외교적 해법이 시도되어야 한다”며 존 케리 미 국무장관에게 이란과의 핵협상에 나설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란 핵협상 지시는 최근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미국 방송과 신문에 핵무기를 개발하지 않을 것이라 천명하고 핵협상 의지를 보인 뒤 나온 것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4일 개막한 68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이란과의 핵협상을 지시했다고 밝히고 있다. 뉴욕/AP연합뉴스
오바마 대통령은 그러나 “로하니의 유화적인 발언은 이란의 ‘투명하고 구체적인’ 행동으로 뒷받침되어야 한다”며 이란이 핵문제를 외교적으로 해결하려면 먼저 검증 가능한 행동에 나서야함을 시사했다. 케리 장관은 26일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과 독일을 합한 ‘P5+1’ 외교장관들과 함께 모하마드 자바드 이란 외교장관과 만나 핵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시리아 사태와 관련해 “미국은 중동 지역에서의 이해관계를 보호하기 위해 군사력을 사용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어 “시리아 정부가 화학무기 폐기 약속을 이행하지 않으면 그에 상응한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미국이 중동문제에 개입하려 한다는 비난이 있는 것을 안다”면서 “그러나 미국의 중요한 이해관계를 보호하기 위해 군사개입을 포함해 모든 가능한 수단을 사용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