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정 관리도 전략이다…칩 콘리 지음·이일준 옮김 | 세종서적 | 392쪽 | 1만5000원
살다보면 내 맘이 내 맘 같지 않을 때가 있다. 별것 아닌 일에 욱하기도 하고, 이유 없이 눈물이 나기도 한다. 누군가를 미워하는 것도, 사랑하는 것도 내 의지로 되는 일은 분명 아니다. 이 모든 것의 원흉은 감정이다. 감정을 관리할 수 있다면…. 책은 여기서 시작한다.
저자는 다양한 감정들의 관계를 공식화해서 보여준다. ‘실망=기대-현실’ ‘기쁨=사랑-두려움’의 식이다. 끼워 맞춘 듯한 느낌이 없지 않지만 무릎을 칠 만큼 똑 떨어지는 것들도 많다. 감정을 공식화한다는 건 계산이 가능하다는 의미고, 감정의 계산은 감정의 관리로 치환된다.
“감정적인 앙금은 일종의 중력이다. 우리는 나이를 먹을수록 더 많은 앙금을 쌓아가고 이것은 우리를 짓누른다. 이겨내야 할 감정적 중력이 클수록, 앞으로 나가는 데 더 많은 힘이 필요해진다.” 앙금이란 게 꼭 타인이 내게 준 부정적 감정들만을 일컫는 건 아니다. 절망이나 후회처럼 스스로가 만들어내는 것들도 있다. 이 감정들과의 마찰을 얼마만큼 줄이느냐가 매끈한 생의 관건이 되는 것이다.
실망 = 기대 - 현실
기쁨 = 사랑 - 두려움
절망 = 고통 - 의미
후회 = 실망 + 책임감
‘절망=고통-의미’ 공식은 ‘아프니까 청춘이다’와 비슷하다. 저자는 니체의 말을 빌려 우리의 가치는 아픔이나 고통을 인생의 의미로 얼마나 바꿀 수 있느냐로 측정된다고 말한다. 절망이란 감정이 당신을 엄습했다면 의미라는 놈을 크게 부여해서 절망을 쪼그라트릴 수 있다는 얘기다.
후회 없는 삶을 살았노라고 말하는 사람들을 저자는 세 가지로 분류한다. 자기 인생을 잘 살펴보지 않았거나, 삶에 대한 기대 수준이 낮았거나, 아니면 책임감이 아예 없었거나. 여기서 ‘후회=실망+책임감’의 공식이 성립한다. 후회가 쓸데없는 감정이 아니라는 얘기다. 사람들에게 ‘하지 않은 것을 후회하는가, 한 것을 후회하는가’라고 질문을 던졌을 때 60%의 사람이 ‘하지 못했음’에 대한 후회를 꼽는다고 한다. 연구자들은 이를 두고 후회스러운 행동의 이야기에는 끝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어떤 일을 행하고 얼마간 후회하고 벗어나고. 하지만 하지 못했음에는 이야기 자체가 없다. ‘해도 후회, 안 해도 후회’라는 결혼을 인류가 계속 이어오는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특정한 감정의 수명은 90초 정도이다. 우리 인간들이 그 감정을 계속 떠올리고 그 안에 몸을 담그다 보니까 감정은 소멸되어야 할 때 소멸되지 않고 사후의 삶까지 얻게 된다.”
내 삶이 내 감정으로 인해 불편하다면, 90초를 떠올려보는 건 어떨까. 굳이 감정을 속이거나 감추려 하지 말고 그 감정이 통과하도록 내버려두는 것이다. 사실, 감정 공식은 그 다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