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 옥정 경지정리 사업 전 “강산성 토양” 조사보고 받고 중화 조치 안해 농사 큰 피해
4대강 사업에서 나온 준설토로 농경지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한 한국농어촌공사가 사업 시행 전부터 일부 준설토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파악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23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배기운 의원(민주당)이 농어촌공사에서 받은 ‘2011년 영산강 1지구 토양오염 정밀조사’ 보고서를 보면 영산강 준설토가 쌓인 나주 옥정 리모델링 농경지의 산성도(pH) 지수는 농사에 부적합한 평균 4.69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리모델링 농경지에 농사를 짓기 전인 2011년 12월 작성됐다. 2012년 농사를 재개한 옥정지구는 준설토 내 특이 산성토양으로 2년째 벼 뿌리가 썩는 등 피해를 입고 있다(경향신문 10월22일자 14면 보도).
국토교통부와 전남도의 의뢰를 받아 순천대 산학협력단이 2011년 10~12월 옥정지구 159개 지점의 준설토양 시료 199개(표토 159개, 심토 40개)를 분석한 결과, 표토층은 평균 pH 농도가 4.69, 심토층은 5.02로 농사짓기 적합한 수준인 5.5~6.5에 크게 못 미치는 산성토양이었다. 표토층 시료 36개(22.6%)는 3.3~3.9의 강산성을 띤 것으로 나타났다. 심토층 시료에서도 4 안팎인 곳이 다수 발견됐다.
순천대 측은 토양 정밀조사 규정에 따라 21개 오염물질에 대해서는 기준 이하라고 결론내렸지만 산성도에 대한 판단은 내리지 않았다. 정작 산성도의 적정성 여부를 판단해야 할 농어촌공사는 준설토의 일부가 강산성이라는 사실을 보고받았지만 소석회 살포 등의 대책은 마련하지 않았다. 농어촌공사 측은 “나주 옥정지구의 영농 피해는 준설토를 운반한 해당 기관(국토부·전남도)에서 배상해야 한다”며 “(당시) 21개 오염물질이 기준 이하라는 공문을 보내와 준설토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배 의원은 “농어촌공사가 국토부와 지자체의 업무영역이라는 핑계로 산성토양을 방치하는 동안 농민들은 농사에 부적합한 준설토 위에 농사를 지어 큰 피해를 입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