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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춘 버티기’ 국감… 보훈처장 “답할 수 없다” 일관

입력 2013.10.28 22:45

야당 의원들 자료 요구도 거부

여야 박 처장 고발 검토키로

국회 정무위의 28일 국가보훈처 국정감사는 ‘박승춘 국감’이었다. 보훈처의 정치적 중립성이 검증대에 올랐지만, 박승춘 보훈처장은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자료 제출과 증언을 일절 거부했다. 박 처장은 내내 “답할 수 없다”고 버티기로 일관하는가 하면 “(국회의원의) 자료 요구 의도를 먼저 살펴보겠다”고 되레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국감이 중단되고 여야가 피감기관장 고발을 논의하는 풍경도 벌어졌다. 결국 보훈처의 대선 개입 의혹은 ‘박승춘 문제’로 귀결된 셈이다.

박 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감에서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일반인들을 상대로 상영된 우편향 안보교육용 동영상의 협찬처와 제작과정 등에 관한 자료를 제출하라는 민주당 의원들의 잇단 요구를 거부했다. “개인정보보호법에 보면 개인정보 수집제공 이용에 대해서는 정보 주체의 동의를 받은 경우에만 할 수 있는데, 협찬자가 본인을 밝히길 원치 않으므로 제출하기 어렵다”는 이유였다.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이 28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보훈처의 안보교육용 DVD 제작 예산 관련 자료제출 요구에 입술을 꼭 깨물며 난감한 표정을 짓고 있다. | 정지윤 기자  color@kyunghyang.com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이 28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보훈처의 안보교육용 DVD 제작 예산 관련 자료제출 요구에 입술을 꼭 깨물며 난감한 표정을 짓고 있다. | 정지윤 기자 color@kyunghyang.com

야당은 반발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이유로 국감 자료제출을 거부한 것은) 국감이 재개된 이후 25년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며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박 처장을 즉각 고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여야는 박 처장 발언 직후 고발 문제를 논의키 위해 국감을 중단했다. 오후 내내 파행이 이어지고 여야는 번갈아 기자회견으로 설전을 벌였다.

민주당 의원들이 먼저 정무위 소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보훈처장을 즉각 고발해야 하지만 새누리당이 동의하지 않아 국감이 파행됐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국회 정론관에서 “고발 여부는 국감 후 여야 협의로 결정할 일인데 민주당이 이를 거부한 채 정무위 회의실을 무단 점거해 ‘대선 불복’ 선전장으로 만들었다”고 반박했다. 국감 파행은 5시간 가까이 이어지다 저녁 7시50분쯤 양당 간사 협의를 통해 박 처장 고발을 적극 검토하기로 하고 속개됐다.

박 처장의 불성실한 답변 태도도 논란이 됐다. 박 처장은 답변 대신 의미를 알 수 없는 웃음을 짓는가 하면, 기본적인 내용을 묻는 질문에도 “검토해보겠다” “확인해보겠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새누리당 소속인 김정훈 정무위원장도 박 처장에게 “국감 받는 태도에 대해 여야 의원 할 것 없이 질타하고 있다. 여야 의원들이 감사를 중지할 때 (박 처장이) 웃음을 실실 짓고 있다. 국감 태도가 그렇게 불성실하고 무성의해서 어떻게 하겠나”라고 호통을 쳤다.

앞서 민주당은 보훈처의 동영상이 국가정보원 협찬으로 제작된 것이냐는 질문을 집중적으로 제기했으나 박 처장의 답을 듣지 못했다. “(동영상을) 어디에서 협찬받았나, 정수장학회인가”라는 민주당 이종걸 의원의 질문에 박 처장은 “정수장학회는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 의원이 “국정원 예산을 받은 것이냐, 아니냐”고 묻자 박 처장은 “그건 밝힐 수 없다”고 했다.

박 처장은 오전에도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불허한 것과 관련한 자료를 요구하는 야당 의원들의 요구에 “자료를 요청하는 의도가 무엇인지를 먼저 살펴보겠다”며 거부해 야당 의원들의 질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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